일본, 3년 만에 방역 풀린 ‘골든위크’…해외여행 3.7배 급증

일본에서 3년만에 장기 연휴인 ‘골든위크’가 지난달 29일 시작됐다. 이날 오전 여행객으로 붐비는 도쿄역의 모습. [교도=연합뉴스]

일본에서 3년 만에 코로나19로 인한 행동 제약이 없는 ‘골든 위크’(황금연휴, 4월 29일~5월 8일)가 시작되면서 공항·기차역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주말 내내 붐볐다.

1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골든 위크 첫날인 지난달 29일 도쿄역과 오사카(大阪)역의 인파는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45%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삿포로(札幌)역, 교토(京都)역 등에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2019년보다도 10% 가량 늘었고, 하네다공항 국내선 터미널 인파는 지난해보다 97.5% 증가했다. 소프트뱅크 계열 위치정보 빅데이터 업체인 아구프(Agoop)가 스마트폰 위치정보서비스를 활용해 집계한 결과다.

재작년과 작년 골든 위크 당시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방역 조치인 긴급사태가 일본 곳곳에 발령된 상태였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여행 자제’를 요청하면서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긴급사태는 물론 그 아래 단계 조치인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도 전 지역에서 해제된 상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한 격리 면제 조치까지 시행되면서 해외여행은 국내 여행보다 더 급증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4월 29일~5월 8일 항공권 예약은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국내선이 70%, 국제선은 370% 늘어났다.

일본의 골든 위크는 4월 29일 ‘쇼와(昭和)의 날’로 시작해 5월 3일 ‘헌법기념일’, 5월 4일 ‘녹색의 날’, 5일 ‘어린이의 날’로 이어지는 연휴다.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안정되는 추세다. 지난달 30일에는 전국에서 2만518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만 골든 위크 기간 중 이동이 크게 늘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