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 승인 기업 10곳 중 9곳 “새 정부서 보다 활성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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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중인 배달 로봇 '딜리'. [연합뉴스]

테스트 중인 배달 로봇 '딜리'. [연합뉴스]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는 경기도 수원 시내 곳곳에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당초 로봇을 ‘자동차’로 분류해 인도와 공원으로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현행법에 발목이 잡혀 첫발도 내딛지 못할 처지였으나 ‘규제 샌드박스’ 덕분에 시범 사업이 가능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모래 놀이터처럼 기업들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제도다. 실증 특례를 받으면 현행법상 금지되는 경우라도 규제를 유예하고 일정 기간 제한 구역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이런 시도는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딜리 운영사 관계자는 “관련 법 제도가 시급히 개선돼 딜리가 전국을 누빌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의 혁신 기업 10곳 중 9곳 가까이(89.7%)는 “새 정부에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딜리 같은 규제 샌드박스 승인 기업 253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자료 대한상의]

[자료 대한상의]

규제 샌드박스 활성화를 위한 과제(복수 응답)로는 “신속한 규제 정비”(87.8%)가 가장 많이 꼽혔다. 단순히 특례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규제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되었는지 묻자 87.4%는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승인 기업들은 규제 샌드박스의 장점으로 “아이디어의 현실화”(47.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시장 출시”(21%), “소비자 수요‧기호 테스트”(19.7%), “투자유치 효과”(11.5%) 순이었다.

[자료 대한상의]

[자료 대한상의]

규제 샌드박스가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88.1%가 “신기술‧신산업 육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규제 완화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규제법령 정비 근거 확보”(39.5%)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네거티브 규제 실험장”(28.1%), “갈등 과제의 돌파구”(20.2%), “공무원의 적극 행정 유도”(12.2%)가 그 뒤를 이었다.

옥혜정 대한상의 샌드박스관리팀장은 “규제 샌드박스는 혁신 기업에 신사업 기회를 열어주는 실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 정부에서 규제 샌드박스가 제도 개선을 통해 더 활성화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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