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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위암, 진단율 높아져 수술 후 생존율 100% 가까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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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6호 28면

라이프 클리닉

국내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여러 암종 중에서 높은 발생률(전체 3위, 남성 2위, 여성 4위)을 보이는 호발암이지만 진단과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암 발생 이후 생존율이 상당히 향상되고 있다. 특히 조기 위암의 경우 거의 100% 가까운 치료 성적을 보인다. 따라서 위암 발생 초기에 이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위암에 대한 가장 좋은 대비책이라고 할 수 있다.

위암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맵고 짠 음식과 절인 음식을 포함한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가족력 등을 비롯해 흡연이나 헬리코박터균 감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으면 위 점막이 손상돼 세포 돌연변이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 위 점막이 손상되고 만성화 단계로 이어지면 위암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

투관침 개수 줄인 수술 만족도 높아

위암 환자의 약 80%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무증상이 많다. 특히 조기 위암은 증상이 있더라도 상복부 불쾌감, 속 쓰림 등의 가벼운 소화불량 증상으로 나타나 지나치기 쉽다. 조기 위암이란 위 점막 혹은 점막하층에 국한된 암으로 관련 증상이 거의 없다. 위장관조영술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검사로는 발견이 어렵고 대부분 내시경으로 진단이 이뤄진다. 위암 호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검진 시스템에 내시경을 포함시키고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격년으로 제공하고 있다. 국가검진 내시경의 시행으로 조기 위암의 진단비율이 높아져 현재 진단되는 위암의 60% 이상을 조기 위암이 차지하고 있고 이는 국내 위암 치료율의 급격한 향상을 가져오고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조기 위암 치료의 원칙은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다. 수술방법으로는 내시경 치료와 복강경 수술로 주로 알려진 미세침습수술이 있다. 복강경 수술은 병변의 크기 및 위치 등과 관계없이 모든 조기 위암을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지만 내시경 치료인 점막하 절제술의 경우 국소적으로 원발병소만 제거하게 되므로 대상이 매우 한정적이다. 최근 대상의 기준이 조금씩 확대되고는 있으나 현재 통용되는 절대 적응증은 병변의 깊이가 점막층에 한정돼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외에도 병변의 크기가 2㎝ 이하이며 암세포의 분화도가 좋아야 하고 궤양이 동반되지 않아야 한다. 수술 전 검사에서 이 네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했을 때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절제된 병변의 병리조직학적 검사에서 점막하층의 침범이 보이거나 림프관 침범이 확인된다면 주위 림프절에 암 전이가 있을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위암의 재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외과적 절제 수술이 필요하다.

조기 위암의 외과적 수술은 위 절제 및 주위 림프절 절제술로 이뤄진다. 조기 위암의 대부분은 병변의 크기가 작으므로 병변의 위치에 따라 위상부 혹은 위하부를 보존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위 전체를 절제하는 전절제술은 되도록 하지 않는다. 림프절 절제는 진행성 위암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일부 구획을 제외하고 시행된다. 추가 항암 치료는 필요하지 않으며 이런 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수술 후 100%에 가까운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진행성 위암 수술과는 다른 조기 위암 수술의 가장 큰 특징은 미세침습 접근법으로 시행된다는 것이다. 미세침습 접근법이란 개복을 하지 않고 1㎝ 내외의 투관침을 뚫고, 투관침을 통해 카메라 및 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일명 복강경 수술로 불린다. 상처가 작아 통증이 적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르며 장기적으로 장 유착 등의 합병증도 개복수술에 비해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조기 위암의 치료에 있어 장기적인 치료성적도 개복수술과 동일해 현재 조기 위암의 수술적 치료 접근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미세침습 수술 접근법도 있으나 고가의 로봇 비용이 소요되고 조기 위암의 치료 효과와 성적에 있어 복강경 수술에 비해 장점이 없어 선택적으로만 사용된다. 서울성모병원에서는 기존의 복강경 수술에 사용되는 투관침 개수를 줄여 상처와 통증을 더욱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항샹시키는 ‘축소 투관침 복강경 위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의 복강경 수술과 동일하게 우수한 치료 결과를 보인다. 보통 투관침은 5~6개 정도인데 축소 투관침 복강경 위암 수술에서는 3개 이하를 사용해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수술 후 항암치료 않고 추적검사만

복강경 위절제술 이후에는 입원과정에서 수술 합병증을 방지하기 위한 처치 및 식이교육이 진행되고 대부분 수술 후 일주일 이내에 퇴원해 일상에 복귀한다. 절제된 원발 병소와 림프절은 최종병기 확정을 위한 병리학적 조직검사에 사용된다. 이후 위암 1기로 진단되면 항암 치료는 필요하지 않고 외래에서 정기적 추적검사만 받게 된다. 추적검사는 재발 병소의 탐지를 위한 컴퓨터 단층촬영과 내시경, 혈액검사 등으로 이뤄지며 대부분 환자는 수술 후 5년 이후 종료하게 된다.

30~40대라도 속이 자주 쓰리고 소화기 이상 증상이 있다면 1~2년 주기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기를 권장한다. 위암을 예방하려면 술·담배를 피하고, 짠 음식이나 가공육류, 불에 태운 음식, 훈제음식 등을 가급적 멀리하는 게 좋다. 또 신선한 채소와 과일, 우유, 칼슘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고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발생했다면 치료를 받아야 위암을 예방할 수 있다.

이한홍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2001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외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로서 위장관외과장을 맡고 있으며, 위암 복강경 수술로 명성이 높다. 대한위암학회 공식 저널 ‘Journal of Gastric Cancer’의 부편집장을 2013년부터 맡고 있으며, 2015~2016년 대한위암학회 우수연구자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외과로봇수술학회 총무위원장,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총무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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