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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빅 미스매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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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6호 0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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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업무 경력 2년 이상 보유자를 대상으로 경력사원 채용 공고를 했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업무 관련성이 있는 5년 미만 경력자 채용 면접을 진행 중이다. 한국 반도체의 두 간판 기업이 비슷한 시기에 경력자 채용에 나선 것이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SK가 대학 졸업자만으로는 필요 인력 충당이 안 되니 협력업체 등의 사정을 알면서도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소재·부품·장비 업체까지 포함해 국내 반도체 신규 인력 수요는 연간 1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국내 대졸·대학원생·경력자를 다 합쳐도 공급 인력은 필요 인력의 20%에도 못 미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로봇·2차전지 업계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문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공계 출신이면 일단 뽑은 뒤 사내 재교육을 통해 인력을 보충하는 기업도 많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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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서 산업계의 인력 수요와 학계의 공급(대학·대학원 졸업자)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산업 현장은 이공계 출신이 모자라 ‘구인난’ 비상이고, 인문계 졸업자들은 일자리가 없어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자리 ‘빅 미스매치’는 한국 사회의 총체적 난국을 야기한다.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은 뒤처지고, 청년들은 취업 절벽에 직면한다. 배경엔 산업 현장 수요에 유연하게 부응하지 못한 ‘교육 실패’가 있다. 지난해 4년제 일반 대학 졸업생 중 인문계는 43.5%, 이공계는 37.7%란 현실이 단적인 사례다. 세계 각국은 첨단산업 인력 양성에 사활을 건 상태다. 중국은 인공지능(AI) 분야 인재 100만 명 육성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고,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대학·대학원생 50만 명에게 AI를 가르치는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IT 개발자 수만 해도 한국은 73만 명 정도로 미국(409만 명)·중국(227만 명)·일본(122만 명)에 한참 못 미친다(국제노동기구, 2020년 기준).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4차 산업혁명의 승패는 인재 확보에 달렸다”며 “새 정부의 과감한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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