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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도 어렵다" 송영길 전략은…"吳 아닌 尹과 한판승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의 맞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민주당은 29일 송 전 대표가 김진애 전 의원을 제치고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전날부터 실시한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경쟁력 비교 방식)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당초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은 송 전 대표와 김 전 의원, 박주민 의원까지 3파전으로 시작했지만, 지난 26일 박 의원이 중도 하차하면서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후보 선출 직후 송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히 오세훈 후보와 경쟁이 아니라 윤석열 검찰공화국 정부와 맞서 시민의 인권과 민주주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한판승부”라고 소감을 밝혔다. 후보 선출과 동시에 의원직도 사퇴했다. “지난 20여 년간 5선 국회의원, 인천시장으로 정치인 송영길을 키워주시고 서울시장 출마를 응원해주신 계양구민 여러분, 인천시민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재·보궐선거 확정 시한(30일) 이전에 송 전 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그가 5선을 지낸 인천 계양을에선 6·1 지방선거 당일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함께 열리게 됐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이코노믹포럼'을 앞두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이코노믹포럼'을 앞두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전 대표가 최종 공천권을 거머쥐긴 했지만 ‘상처만 남긴 공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한 달 가까이 송 전 대표 출마를 둘러싼 찬반론이 격화하면서 당내 상처만 깊어졌기 때문이다. 그 사이 민주당은 서울시장 공천을 놓고 당 전략공천위원회의 ‘송영길·박주민 컷오프’ 결정(19일), 비상대책위원회의 번복(20일), 추가 후보군 영입 실패(23일) 등 혼선을 겪었다.

거듭된 갈등과 혼선의 여진도 여전하다. 친문재인계 재선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도 하려면 ‘원팀’이 돼야 하는데, 현재 상태론 원팀이 불가능하다. 중도층 확장은커녕 내부 결집조차 어려울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송영길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와 한판 승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 자영업자 임대료 부담과 이자부담을 절감할 수 있는 '누구나상가보증시스템' 정책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 자영업자 임대료 부담과 이자부담을 절감할 수 있는 '누구나상가보증시스템' 정책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송영길 캠프는 이번 선거를 오 시장이 아닌 윤석열 정부와의 대결 구도로 확전시켜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캠프 관계자는 “확산되고 있는 반(反)윤석열 정서를 묶어 선거를 치를 것”이라며 “전선을 확실히 그으면서 내부 결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자격을 지닌 유일한 광역단체장이란 점도 ‘반윤(反尹) 전략’을 앞세우는 이유다.

송 전 대표도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윤로남불’ 내각이나 청와대의 일방적인 용산 이전, 외교부 공관을 뺏거나 김건희 씨의 무혐의 처분 등에 대해서 (대통령을) 잘못 뽑은 것 아닌가 하는 흐름이 있다”며 “오만한 독주를 사전에 예방할 필요성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 측의 ‘검수완박’ 법안 국민투표 제안에 대해서도 송 전 대표는 “국민투표는 히틀러나 박정희 같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다. 그게 포퓰리즘 아니냐”며 맹비난했다. 송 전 대표는 이어 “(국민투표를) 정말 할 각오가 있다면 검찰공화국의 수장이 될 수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직까지 걸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송 전 대표는 향후 공약 발표 속도도 올릴 계획이다. 그는 지난 17일 1호 공약으로 ‘UN 제5본부 서울 유치’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은 2호 공약으로 ‘누구나 상가보증 시스템’을 제시했다.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 차별을 없애 임차인의 보증금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게 골자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표심을 겨냥했다.

반면 방어전에 나서게 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측은 지난 대선에서 5% 포인트 앞선 서울 지역의 ‘보수 우위’ 민심을 6·1 지방선거에서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민주당은 진영 대결로 선거를 치르려는 듯하다”며 “지난해 4·7 보궐선거의 ‘생태탕 논란’ 같은 흑색 선거가 아닌 서울시민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 주변에선 “송 전 대표가 민주당 대표를 지냈고, 이재명 상임고문과 가깝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기에는 오히려 더 좋다”는 말이 나온다.

‘복당파’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 확정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 후보가 2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에는 무능한 구태정치를 청산해서 깨끗하고 유능한 저에게 큰 힘을 모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 후보가 2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에는 무능한 구태정치를 청산해서 깨끗하고 유능한 저에게 큰 힘을 모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로는 김관영 전 의원이 최종 선출됐다. 국민참여 결선 투표(권리당원 선거인단 50%·안심번호 선거인단 50% 합산) 결과. 김 전 의원이 안호영 의원에게 승리를 거뒀다.

김 전 의원은 국민의당 출신 복당파로 당내 지기 기반은 약했지만, 송하진 전북지사의 컷오프로 유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민 선거인단의 민심을 잡았다. 이로써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 복당한 인사 가운데 유일한 광역단체장 후보가 됐다.

국민의힘이 지난 23일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를 확정한 가운데, 민주당도 이날 서울시장·전북지사 후보를 선출하며 15개 시·도에서 양당 대진표가 완성됐다. 민주당은 경선이 진행 중인 세종시장 후보는 다음 달 1일 선출하고, 경북지사 후보는 전략공천할 방침이다.

17개 광역 시도단체장 후보자 라인업.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17개 광역 시도단체장 후보자 라인업.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정의당도 후보 인선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이정미 전 대표가 인천시장 선거에 나선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경남지사 후보에 등록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은 단일화 없이 독자 노선으로 완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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