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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꼰대라 그래요" 尹 웃음 짓게 한 88년생 '청년 참모' [尹의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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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찬 대통령 당선인 직속 청년TF 단장. 페이스북 캡처

장예찬 대통령 당선인 직속 청년TF 단장.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6월 1일 검찰총장 사퇴 뒤 잠행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심야에 서울 연희동에 나타났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함께였다. 언론을 통해 행적이 드문드문 확인됐던 윤 당선인이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첫 행보였다. 그전까지만 해도 불확실했던 윤 당선인 대선 출마는 이때부터 사실상 공식화됐다.

그런데 당시 윤 당선인의 연희동 일정엔 모 교수 외에 30대 청년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바로 1988년생 시사평론가 장예찬씨였다. 윤 당선인의 첫 청년 참모가 등장한 장면이었다. 이후 윤 당선인은 대선에서 승리할 때까지 ‘20ㆍ30세대’ ‘청년’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장예찬 보고에 尹 “우리가 꼰대라 그렇다”

부산 출신으로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국립 음대(재즈 드럼 전공)를 중퇴한 장씨는 귀국후 자유미디어 연구소 대표를 맡아 20대때부터 시사평론을 시작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두언 전 의원의 온라인 홍보 총괄을 맡으며 정치권과 연을 맺었다.

장씨가 윤 당선인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4월이다. 종합편성채널 및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치 현안 평론을 하던 장씨에게 윤 당선인은 한 정치권 인사를 통해 “방송을 잘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건넸다고 한다. 한 달 뒤 두 사람은 서울 모처의 한 음식점에서 마주 앉았다.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해달라”는 윤 당선인의 말을 조건 없이 수락한 장씨는 이후 윤 당선인의 청년 관련 일정, 정책을 사실상 총괄하는 역할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6월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전시공간 캐비넷에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맨 우측에 선 인물이 시사평론가 장예찬씨.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6월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전시공간 캐비넷에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맨 우측에 선 인물이 시사평론가 장예찬씨. 연합뉴스

당시 장씨는 윤 당선인이 본격적인 정치 참여를 앞두고 만나야 할 청년 명단을 정리한 보고서도 제출했다. 명단엔 천안함 생존장병 전우회 사무총장인 전준영씨, 2017년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 이찬호씨, 민주당 소속의 구미시장에 맞서 38일간 ‘박정희 지키기’ 1인 시위를 벌인 김찬영씨 등의 이름이 있었다고 한다. 장씨로부터 ‘만나야 할 이유’를 전해 듣고 납득한 윤 당선인은 전씨와 이씨를 잇따라 만났다. 김찬영씨는 대선 선대위 본선에서 청년본부 수석부본부장, 대통령직인수위 실무위원을 맡으며 중용됐다.

윤 당선인은 아들뻘인 장씨의 보고를 대부분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대선 후보 당시 캠프의 청년 관련 메시지나 일정에 대해 장씨가 브레이크를 걸면 윤 당선인이 “우리가 꼰대라서 그렇다”고 웃으며 장씨의 손을 들어주는 일이 빈번했다는 게 당시 캠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장씨에 대한 윤 당선인의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과 방송 통해 헌신…새 정부 성공 돕겠다”

10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청년센터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장예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소통TF 단장이 간담회를 열고 부산지역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청년센터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장예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소통TF 단장이 간담회를 열고 부산지역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경선 캠프에서 청년특보를 맡았던 장씨는 윤 당선인의 청년 관련 정책을 사실상 총괄했다. 여야 대선후보 캠프를 통틀어 최초로 전국 17개 시도 청년위원회를 조직한 것은 물론이고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촉법소년 처벌 현실화’ 같은 청년층 맞춤 공약들도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관철했다. 윤 당선인이 청년 중시 목적으로 캠프 주요직마다 ‘청년보좌역’을 두게 한 것도 장씨가 기획한 것이었다.

장씨는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의 탈북자, 사할린 강제이주 동포 외손녀, 블록체인ㆍ스마트팜 스타트업 대표, 웹툰 작가, 기술직 현장 근로자,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20ㆍ30 전문가로 구성된 청년 싱크탱크 ‘상상 23’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 멤버들은 대선 당시 윤 당선인의 후보 직속 청년위원회로 그대로 이어졌다. 장씨는 인수위 출범 뒤엔 당선인 직속의 청년TF 단장을 맡아 전국을 다니며 청년 관련 국정과제 선정을 총괄하고 있다.

장씨는 추후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최근 주변에 “당과 방송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생각을 수차례 밝혔다고 한다.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하마평에 장씨의 이름이 오르는 이유다. 장씨는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선인을 처음 만난 날, ‘정권교체만 할 수 있다면 저는 더 바랄 게 없다’고 말씀드렸다”며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최전선에서 국민을 설득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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