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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화진 10년간 연구실적 거의 없어…외부활동은 활발

중앙일보

입력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국책연구기관에서 일해온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10여년간 연구 보고서나 학술지 논문 등 연구 실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부 활동에 따른 소득이 연 1000만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 연구원 활동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UCLA 화학 박사이자 한국환경연구원(KEI) 창립 멤버인 한 후보자는 대기관리·기후변화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 요청서에도 "30여년간 기후·환경과 지속가능발전 분야 연구에 매진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 실적을 들여다보면 학술적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에 따르면 한 후보자가 KEI에서 주도한 연구 보고서는 2008년 '국가 기후변화 적응 마스터플랜 수립 연구'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또한 한국연구재단이 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CI 급 국내 학술지 논문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엔 기후변화 통합평가모형 개발 연구단(2014~2016년)이나 외부 연구 용역, 정책 포럼 등의 활동만 일부 있다. 대부분 연구 책임자가 아닌 참여자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1990~2000년대 연구를 총괄한 KEI 보고서가 20여건인 것과 대조적이다.

2008년 이후 한 후보자는 KEI를 벗어난 공백기가 있었다. 2009~2010년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환경비서관, 2016~2019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소장 등을 맡았다. 하지만 2019년 말까지 KEI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했고, 2008년 전엔 한 해에도 여러 건의 결과물을 낸 만큼 최근 연구 실적이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연구원 외부 활동은 활발했다. 환경부·국세청이 제출한 2008~2020년 한 후보자 소득 자료에 따르면 기타소득은 1억2769만원으로 집계된다. 한 해 평균 1000만원 가까운 수준이다. 총 430회에 달하는 지급 기관은 정부 산하 위원회나 대학, 지자체, 기업 등 다양했다. KEI에 신고하지 않은 숭실대 출강(연 300만~400만원) 등을 포함하면 직장 밖에서 얻은 추가 소득액은 더 커진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WISET 수장일 때도 60여건의 외부 활동을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 전문가로 참여한 활동이 적지 않지만, 억대 연봉을 받는 공공기관장이 기관 밖에서 많은 소득을 올린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웅래 의원은 "한 후보자는 최근 연구 실적이 없는 반면, 잦은 외부 활동으로 매년 수백만 원 이상의 가외 소득을 벌었다. 기관장 재직 당시에도 연 수십 차례 외부 활동으로 소득을 올리는 등 역할에 충실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측은 이에 대해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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