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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소환해줘 기쁘다" 차붐이 본 '기록파괴자' 손흥민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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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씨 부자 차범근(왼쪽)과 차두리가 28일 서울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알릴라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아디다스]

차씨 부자 차범근(왼쪽)과 차두리가 28일 서울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알릴라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아디다스]

“(손)흥민이가 너무 잘해줘서 옛날에 공을 찼던 내 이름을 소환해 너무 기분이 좋다.”

‘차붐’ 차범근(69)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기록을 하나씩 깨고 있는 손흥민(30·토트넘)을 대견해 했다.

차범근은 아들 차두리(42) FC서울 유스강화실장과 함께 28일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알릴라(Al-Rihla)’ 한국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차범근은 1979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통산 98골을 터트리며 ‘갈색 폭격기’, ‘차붐’, ‘붐붐차’로 명성을 떨쳤다. ‘기록 파괴자’ 손흥민은 2019년 11월 차범근의 유럽 무대 최다골(121골)을 경신했고, 이듬해 10월 차범근의 유럽 리그 최다골(98골)을 깼다.

올 시즌 17골을 뽑아낸 손흥민은 차범근이 1985~86시즌 독일 레버쿠젠에서 기록한 한국인 단일시즌 유럽리그 최다골과 타이를 기록 중이다. 다음달 1일 레스터시티전에서 한 골만 더 보태면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차범근은 “손흥민이 앞으로 내 기록을 깰 뿐만 아니라 , 아직 젊은 만큼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월드컵에서도 기대를 해보겠다” 응원했다.

한국축구 레전드 차범근(오른쪽)과 손흥민. [뉴스1]

한국축구 레전드 차범근(오른쪽)과 손흥민. [뉴스1]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함께 알리흘라 공식 모델인 손흥민은 영국 런던에서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손흥민은 “여정을 뜻하는 알릴라가 서울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카타르월드컵은 11월에 뜨거운 카타르에서 열리는데, 그 때 한국은 춥겠지만 월드컵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란다. 축구를 즐기는 여러분 모두 파이팅하시고 저 또한 많은 응원 부탁 드리겠다. 한국에 돌아갈 때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차범근은 “흥민아. 경기 잘 보고 있다. 열심히 응원할게. 근데 11월 알지? 아주 중요하다”면서도 “너의 두 어깨에 너무 많은 짐이 걸려있지 않나 조금은 걱정도 되고 안쓰럽기도 하다. 최선들 다해 팬들이 기대하는 멋진 경기와 마무리를 잘해주길 바란다”고 손흥민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차두리도 “손흥민 선수가 너무 너무 잘해주고 있고 한국 축구를 빛내고 있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며 “월드컵 때 너무 부담 갖지 않았으면 한다. 손흥민 혼자서 축구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모두가 손흥민에게 도움 받기보다는, 우리가 흥민이를 도와서 한국축구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월드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알릴라.[사진 아디다스]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알릴라.[사진 아디다스]

아랍어로 ‘여정’을 뜻하는 ‘알릴라(Al-Rihla)’는 카타르 도하를 시작으로 두바이, 도쿄 등 주요 10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다.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가 1970년이래 14번째 만든 월드컵 공인구다.

차범근은 “가슴이 뛴다. 요술 같은 공이다. 공인구는 월드컵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이번 공인구는 최고의 기술을 가미한 공이다. 어디서 골이 터질지 기대가 된다. 얼마나 전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 시킬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알릴라는 20개의 스피드 셸 패널 구조로, 역사상 어떤 공보다 비행 속도가 빠르고 정확하다는 평가다. 슈팅이 빠르고 정확한 손흥민에게 딱 맞는 공이다. 차범근은 “공인구가 나올 때마다 신기술이 도입돼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틀림없이 (손흥민처럼) 좋은 선수들에게는 더 좋은 기록을 내고 잘할 수 있는 공이 아닐까 기대를 한다. 알릴라가 한국대표팀과 축구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안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차범근은 “2006년 독일월드컵 공인구 ‘팀 가이스트’가 새로 나왔을 때 골키퍼들이 가장 힘들어했다. 공이 정면으로 날아오는데 변화가 심했다. 새로운 공이 나오면 골키퍼가 틀림없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골도 많이 들어갈 것”이라며 “내가 지금 태어나서 축구를 했다면 훨씬 골도 많이 넣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2002년과 2010년 월드컵을 뛴 차두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가 기억난다. 고지대에 올라가니 스핀이 안 먹고 거리 조절 자체가 안됐다. 저지대에서는 공이 떨어져야 하는데 10m 더 날아가는 현상이 나왔다. 경기 전날 워밍업하면서 ‘이런 부분을 많이 적용해야겠구나’ 생각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선수들이 알릴라로 슈팅을 많이 해서 골망을 많이 흔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차범근과 차두리가 28일 서울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알릴라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아디다스]

차범근과 차두리가 28일 서울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알릴라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아디다스]

올해는 2002년 한일월드컵 20주년이다. 차두리는 “2002년을 좋게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한편으로는 20년이란 세월이 지났고 한국 축구가 무엇을 했는지 돌아봐야 할 것 같다”며 “과거에 자꾸 집착하기보다 앞을 보면서 발전해야 가야 한다. 시스템과 더 좋은 환경을 모두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며 “그래야 2002년 영광을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팬들이 2002 멤버를 기억해주는 걸 기쁜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한국축구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앞을 보는 게 큰 숙제일 것 같다”고 했다.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후배들을 향해 차두리는 “월드컵은 선수로서 뛰는 게 항상 부담인 것 같다. 많은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경기라서 부담감과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이번 대표팀은 구성 자체가 골고루 되어있고 경험도 많아졌고 좋은 선수들도 많다. 지금부터 11월까지 부상 없이 잘 준비한다면 좋은 성적이 낼거다. 부담을 너무 느끼지 말고 ‘월드컵은 그야말로 즐기는 자가 이기는 자’라고 생각한다.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걸 영광으로 생각하고 잘해준다면 한국은 기대해 볼 만한 팀일 것 같다. (파울루 벤투) 감독님도 경험이 많아서 잘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차범근은 보충설명을 하며 “그동안 월드컵은 항상 여름에 열렸는데, 이번에는 겨울에 열린다. 유럽팀들은 여름에 시즌을 시작하니까 11~12월이면 전반기가 끝나는 거다. 반면 우리 아시아 지역은 전후반기를 다 끝내고 한 시즌을 다 치른 다음에 월드컵을 뛰어야 한다. 체력적인 부담과 함께 에너지가 고갈 될 수 있어 우리한테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좀 걱정이 된다”며 “그만큼 더 집중하고 몸 관리도 잘해야 한다. 전반기와 후반기까지 하면 체력이 고갈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살살할 수 없으니 상당히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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