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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산타 클로스 하원의원 나올까…정계복귀 페일린에 복병

중앙일보

입력

산타 클로스 알래스카 노스폴 시의원. [유튜브 캡처]

산타 클로스 알래스카 노스폴 시의원. [유튜브 캡처]

정계 복귀에 나선 세라 페일린(58)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지난 2일 “극좌파가 나라를 파괴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내가 나서서 싸움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알래스카 하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1973년부터 자리를 지켰던 공화당 돈 영 의원이 지난달 88세로 숨지면서 치러지는 선거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까지 지낸 페일린보다도 그의 상대인 ‘산타 클로스’가 주목받는 분위기다.

“‘루돌프 코’ 붉은 도시의 파란 보루”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세라 페일린은 가장 강력한 상대와 마주한다”는 제목으로 알래스카주의 소도시 노스폴 시의원 산타 클로스를 집중 조명했다. 지난 2015년 무소속으로 시의원에 당선된 클로스는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 지지자다. 인구 20000명인 노스폴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72%에 달하는 보수적인 도시다. 2020년 알래스카 지역 언론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는 그를 “루돌프 코만큼 붉은 노스폴 시의회의 파란 보루”라고 소개했다.

산타 클로스 알래스카 노스폴 시의원. [산타 클로스 홈페이지 캡처]

산타 클로스 알래스카 노스폴 시의원. [산타 클로스 홈페이지 캡처]

산타 클로스는 법적 이름이다. 본명은 토마스 오코너였지만 지난 2005년 개명했다. 맨해튼에서 자란 그는 뉴욕대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뉴욕시 경찰국 비디오 작가를 거쳐 테러리즘 연구센터에서 일했다. 영적 영역에도 관심이 많아 수랏 샤브드 요가를 배우고 유럽 켈트족의 명상을 공부하면서 성공회 수도회 ‘아남 카라’에 가입해 청빈한 삶을 결심했다. 그는 육식도, 운전도 하지 않는다.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크리스마스는 세속적인 구경거리일 뿐”이라고 말한다.

영적인 삶을 추구하던 그는 네바다주 레이크 타호 근처 마을에서 3년간 교회 관리인으로 지냈다. 과거 경찰국 근무 시절 정부와 부모에게서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들을 목격했던 그는 아동 사역에 뜻을 뒀다. 그가 이름을 바꾼 것도 이즈음이다. 2005년 당시 부드럽고 하얀 수염을 기른 그를 향해 차를 타고 지나가던 누군가가 “산타, 사랑해!”라고 외친 후 바로 개명 절차를 밟았다.

美 전역 돌며 아동 복지 운동

그는 이후 미국 50개 주를 돌면서 주 의회와 공무원들을 만나 아동 복지 캠페인을 벌였다. 알래스카 주지사였던 페일린도 이때 만났다. 클로스는 가디언에 “페일린은 예외적으로 부서장 6명과 미팅을 잡았다”며 “회의는 매우 짧았지만, 페일린은 친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페일린은 트럼프 지지자이고, 나는 샌더스 지지자이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주제를 놓고 견해가 다르다”며 “나는 페일린이나 트럼프한테서 밀려날 일은 없다. 그래서 선거 중에 흥미로운 순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산타 클로스 알래스카 노스폴 시의원. [유튜브 캡처]

산타 클로스 알래스카 노스폴 시의원. [유튜브 캡처]

클로스가 몇 년 후 아무런 연고도 없는 노스폴로 이주한 것도 “(산타 클로스의 상징성이 있는) 노스폴의 산타 클로스를 대표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그는 노스폴 이주 후 시민운동에 뛰어들었고 지역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냈다. 2015년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후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클로스는 “내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나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공통점은 있다”며 “그 공통점을 찾아 더 큰 이익을 위한 입법 활동에 기꺼이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선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오는 6월 경선을 거쳐 8월 본선에서 당선되면 임기는 영 의원의 임기만료일인 내년 1월까지다. 그는 “나보다는 20~30살 어린 젊은이들이 나서서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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