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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DA, 코로나 대응에 부족...韓, 다층적 협력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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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에는 '가난한 나라도 잘 사는 나라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절대 빈곤을 해소할 만큼 공적개발원조(ODA)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손혁상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ㆍKOICA) 이사장은 27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소장 박수진)가 주최한 '아시아-아프리카센터 개소 및 '아시아 브리프' 창간 1주년 기념행사-글로벌 팬데믹시대 국제개발협력의 도전과 변화' 강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여러 도전에 대응할 만큼 ODA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며 이처럼 말했다. 또 "개발협력에 대한 대응 방식이 팬데믹 이후에 보다 다층적,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글로벌 팬데믹 시대 국제 개발협력의 도전과 변화' 강연회.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제공.

27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글로벌 팬데믹 시대 국제 개발협력의 도전과 변화' 강연회.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제공.

"글로벌 빈부 격차 확대"

손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빈곤인구는 최대 1억 2400만명 증가했다"며 "새천년개발목표(MDGs) 시대부터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로 이어지며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혔던 '빈곤 감소'가 뒷걸음질 치게 됐다"고 지적했다. "잘 사는 나라는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겠지만 빈곤국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식량 위기까지 겹쳐 개발도상국과 빈곤국의 고통을 가중한다는 지적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치ㆍ경제ㆍ사회적 토대가 약해진 국가는 분쟁으로 인해 한결 큰 충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개발도상국의 채무 위험은 상승하고 있고, 중국 등 '비전통적인 신규 채권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스리랑카가 중국으로부터 빌린 채무를 갚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빠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 ODA 지속성에 영향"

손 이사장은 코로나19를 전후로 전 세계적 ODA 규모 자체는 줄어들지 않았지만, 여전히 충분하진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존 ODA 예산을 전용해 코로나19 대응에 활용하는 경우도 늘면서 ODA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지속성에 영향을 줬을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ODA재원을 확충하는 현실적인 방법은 국제사회와 민간의 ODA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코이카는 2021년 녹색기후기금(GCF) 인증기관이 돼 GCF 연계사업 4건을 추진했고, 5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기후 재원을 유치했다. 또 '싱가포르 글로벌 임팩트 투자펀드'와 협업해 1차 사업에서 24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2차 사업에선 2621만달러의 약정을 받아냈다.

27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글로벌 팬데믹 시대 국제 개발협력의 도전과 변화' 강연회.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제공.

27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글로벌 팬데믹 시대 국제 개발협력의 도전과 변화' 강연회.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제공.

"중소득국과 개발 협력도 필요"

손 이사장은 향후 한국의 ODA 대상국에 대해선 "ODA의 목적이 기아와 빈곤퇴치에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낮은 소득을 유일한 지원 잣대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 상생의 국익 실현 등 복합적 목표를 위해 최빈국 외에도 중소득국과 개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콜롬비아는 한국의 중남미 핵심 ODA 파트너인데 소위 ‘잘 사는 나라 모임’으로 불리는 OECD 회원국"이라고 예를 들기도 했다.

그는 "개발협력 대응은 갈수록 복합적, 다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마음을 같이 하는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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