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팩플] 故김정주 이어 넥슨 총수된 유정현 측 “매각 가능성 없다”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자산 11조 2610억원 규모의 대기업집단 넥슨 총수에 고(故) 김정주 창업자의 배우자 유정현 NXC 감사가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넥슨 그룹의 새 동일인(총수)에 유 감사를 지정했다고 밝혔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김정주와 공동경영을 해온 아내 유정현 감사가 넥슨 창립이나 회사 경영에 관여한 점, 넥슨의 최상위 회사인 NXC의 유일한 개인 최대 출자자(지분 29.4%)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왜 중요해?

김정주 창업자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위기를 맞은 넥슨 그룹이 경영 불확실성을 덜고 유정현 총수 중심으로 안정을 되찾는 모양새다. 넥슨 그룹의 지주사인 NXC의 이재교 대표는 팩플팀과 통화에서 “유정현 감사는 고(故) 김정주 회장과 공동 창업을 했고 함께 경영에 참여해 오신 분”이라며 “총수로 지정된 유 감사를 중심으로 이제까지와 동일한 체제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현 총수와 NXC 지주사, 도쿄증시에 상장된 ㈜넥슨, ㈜넥슨의 한국자회사인 넥슨코리아가 현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넥슨 매각이나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처음부터 매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추측 오간 두 달

● 고(故) 김정주 창업자 사후 두 달간 넥슨의 미래를 두고 크게 세 가지 가능성이 거론됐다. ① 유 감사와 2002년생, 2004년생인 두 자녀의 경영 경험이 적어 넥슨이 매각될 가능성 ② 최대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유 감사가 보유 지분을 팔고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가능성 ③ 최근 ㈜넥슨 지분 9.14%를 확보한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텐센트 등의 컨소시엄이 인수합병을 시도할 가능성 등이다. 특히 고(故) 김정주 창업자가 2019년 넥슨 매각을 추진한 바 있어 이런 추측이 더 커졌다.

● 최근엔 고(故) 김정주 창업자가 주도해 설립한 NXC의 블록체인 금융 자회사 아퀴스가 청산됐다. 이를 계기로 NXC의 사업 재편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지분 48% 보유)의 매각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NXC 측은 “아퀴스 사업 종료는 창업주 별세 전 이미 결정됐던 사안”이라며 “매각이나 상속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NXC 감사보고서에 나온 넥슨 그룹 구조도. [사진 NXC 감사보고서]

NXC 감사보고서에 나온 넥슨 그룹 구조도. [사진 NXC 감사보고서]

NXC와 넥슨의 입장

유 감사의 총수 지정 : NXC와 넥슨코리아 모두 예상했던 결과다. NXC 관계자는 “공정위의 총수 지정은 행정 절차상의 일이고, NXC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된지 오래라 (총수 지정으로 인한)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도 “경영 전반에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감사의 경영 참여 : 당장은 가능성이 작다. NXC 측은 “(유 감사가) 주주로서 주주총회 의결권 등은 행사하겠지만, 본격적은 경영 참여는 고려하지 않고 있고 계획된 것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유 감사는 1994년 넥슨 창업을 함께한 공동창업자로서 넥슨의 경영지원 본부장, 넥슨네트웍스 대표이사, 넥슨 이사, NXC 이사 등을 20년간 역임했기 때문. 넥슨 관계자는 “공정위가 유 감사의 공동경영 경험이나 넥슨 근무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총수로 지정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경영 경험 부족 논란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

넥슨의 앞날은

● 유정현 대주주를 중심으로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NXC 이재교 대표의 삼각 전문경영인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고(故) 김정주 창업자의 보유지분 69.49%에 대한 상속세 신고 기간이 오는 9월 초라, 그전에 최대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게 숙제다. “넥슨 매각은 없다”고 못 박은 만큼 다른 방식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일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감자(減資)를 통해 상속세를 낮출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감자는 주식 금액을 낮추거나 주식 수를 줄여 자본금을 줄임으로써 상속세도 낮추는 방법. 주주 지분은 유지된다.

● 넥슨은 본업인 게임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3월 국내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 2017년 판호를 받아두고도 무기한 출시 연기 중인 중국 진출도 다시 모색하는 분위기다. 던파 모바일은 중국 내 사전 예약자만 6000만명을 기록할 정도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던전앤파이터(2005년 출시)가 글로벌 누적 이용자 8억5000만 명, 누적 매출 180억 달러(약 21조원)를 기록하며 지금의 넥슨을 만든 1등 공신 IP(지식재산)이기에, 던파 모바일에 대한 기대도 높다. 최근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모바일을 중국에 출시해 앱 마켓 1위를 기록하는 등 한한령이 풀리고 있다는 점도 넥슨으로선 반가운 소식이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