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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회장, 박 의장에 “검수완박 상정에 신중 기해달라” 서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비롯한 대한변협 소속 변호사들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본점에서 정기총회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회에서 추진 중인 '검수완박' 국회의장 중재안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비롯한 대한변협 소속 변호사들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본점에서 정기총회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회에서 추진 중인 '검수완박' 국회의장 중재안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이 27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협회장은 서한에서 “의장님이 제시하신 중재안과 지난밤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이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진정한 검찰개혁 방안인지,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법조계 안팎에 부정적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범죄수사청은 규모와 운영 방향의 기초 윤곽조차 잡히지 않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일선 경찰은 아직 충분한 수사 역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담당 사건이 폭증해 일선 사법 경찰관은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현실적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 협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검찰 직접 수사권이 급박하게 사라질 경우 단계적 네트워크 조직을 통해 암약하는 민생 범죄는 물론 다양한 형태의 범죄 사건에서 공권력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이는 선량한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검찰이 배후 사정을 발견해도 쟁점만 정리한 채 경찰에 사건을 돌려보내야 해 수사의 적시성과 기동성도 현저히 떨어진다고 이 협회장은 우려했다.

그는 “이처럼 혼란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게 예견되는 상황에서 일선 변호사들은 형사사법 시스템의 심각한 누수로 국민 권익의 심각한 침해가 발생하고 법을 통한 사회정의 실현이 소멸하는 혼돈의 시대가 도래할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장님께서 이런 사정을 헤아려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것에 거듭 신중을 기해 졸속 입법을 막아주실 것을 청원드린다”고 호소했다.

변협은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회관에서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변호사와 시민들의 필리버스터도 진행한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필리버스터에는 이 협회장을 시작으로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와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 등 ‘조국 흑서’ 저자들이 연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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