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안철수 "검수완박 반대는 내 신념…尹과 의논 안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야의 '검수완박' 합의안에 반대해 국민의힘이 재협상으로 선회하는데 영향을 미친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결정과 관련해 "윤석열 당선인과 (사전·사후에) 의논하지 않았다. (합의안 반대는) 내 신념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검수완박법 강행처리를 막을 방법이 (당장은) 없겠지만, 기회가 생길 때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또 "자신을 제명해달라"는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의 요구에 대해선 "내가 아니라 국민의당 의원총회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의원은 최연숙·이태규·권은희 등 3명인데 최·이 의원이 권 의원 제명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안철수 위원장은 사실상 권 의원 제명 반대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일문일답.

사흘연속 검수완박 반대 밝힌 안철수 #'투머치토커'통화서 "윤과 의논 안해" #"입법 강행되도 기회 생기면 고쳐야" #"권은희 제명?내 권한 아니다"선그어 # 사실상 제명 불가론에 손 들어준듯 #"분당갑 출마, 바빠 생각할 시간 없어" #오후5시 '강찬호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제17차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제17차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지난 22일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한 지 이틀 만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윤 당선인과 의논하지 않았다. 그건 내 신념이어서다. 그때 단서를 달았다. '인수위원장 자격이 아니라 개인의 의견임을 전제로 사견을 말씀드린다'고 말이다."
-'사견'이란 단서를 단 이유는

"(합의가 이뤄진 22일) 인수위 부대변인이 '국회의 협상을 존중하겠다'고 발표했더라. 그때는 내가 아버님 상을 치르는 동안이라 부대변인이 내 허락을 받고 발표할 여유가 없어 자체적으로 판단한 듯하다. 어쨌든 그건 공식 입장이었으니, (이후 인수위에 복귀해) 사견을 전제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반대 입장을 밝힌 뒤 윤 당선인과 논의 안 했나

"따로 이야기는 안 나눴다. 그래도 내 입장은 분명하다. 검수완박 합의안도 '시간차 완박' 아니겠나. 결국은 1년 반 뒤에는 검찰 수사권 다 없애자는 거니까."

-민주당은 입법을 강행할 움직임인데 대책은 있나

"법을 통과시키면 (막을) 방법은 없지 않나. 그러나 기회가 생길 때 바로 잡아야 한다. 가까운 시일 아니면 총선 지나고 나서 말이다. 검경수사권 조정도 (그걸 견제할) 사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존재하지 않았나"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자신을 제명시켜달라고 강하게 요구하는데

"제명은 (내가 아니라) 국민의당 의원총회의 권한이다. 따라서 국민의당 의원인 최연숙·이태규 두 의원의 뜻에 달렸다."

-권 의원은 "안철수 대표에게도 '절벽에서 떨어진 심정'이라고 호소했다"는데.

"네. 그런데 결정권은 내가 아니라 의원총회에 있다. 그래서 '자율적으로 결정하시라'고 의원총회에 맡겼다. 당헌당규상 아마 과반(2명)이 찬성해야 제명이 결정될 거로 안다. 다른 당도 그런 것 같더라."

 -김은혜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로 비게 되는 경기 분당갑 재보선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이 국민의힘 내에서 이어지고 있는데

"인수위 일로 바빠 다른 생각을 못 한다. 게다가 코로나 비상 대응 위원장까지 겸직하고 있어 도저히 시간이 없다"

앞서 안철수 위원장은 24일 "정치인들이 스스로 검찰 수사를 받지 않게 하는 것이야말로 이해 상충 아니겠나"라며 검수완박 합의안에 반대 의사를 처음 밝혔다. 이어 25일 "검수완박은 대한민국의 70년 형사사법 체계를 흔드는 일이니 재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데 이어  26일 "정치인이 스스로 검찰 수사를 받지 않는 법안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국민이 납득하기 힘들 것"이라며 사흘 연속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25일 합의안 거부로 돌아서며  재협상을 제안한 것은 안 위원장의 이런 반대 표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24일과 25일 배현진 대변인과 장제원 비서실장을 통해 검수완박 합의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안 위원장과 윤 당선인 간에 사전 교감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는데, 안 위원장이 '투머치토커' 통화를 통해 부인한 것이다.

(이 기사는 오후5시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서 상세보도된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ag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