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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존 버거맨’ 팝 아트 갤러리로 변신…"정준호 선단 닻 올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전시된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임직원들.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전시된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임직원들.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을 방문하면 영국 팝 아티스트인 존 버거맨의 작품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사람의 감정을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진 존 버거맨의 작품 중에서도 ‘행복’이 백화점 외벽뿐 아니라 출입문·엘리베이터·디스플레이존 등에 놓여있다. 백화점을 거대한 아트 갤러리로 꾸미자는 ‘슈퍼 해피’(Super Happy) 마케팅은 마케팅 부문은 물론 영업전략‧상품‧비주얼 부문의 직원이 함께 고심해서 만든 결과물이다.

그간 보수적이고 경직됐다는 지적을 받았던 롯데백화점의 조직 문화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2월 지휘봉을 잡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를 중심으로 임직원들 간 자유로운 분위기, 격의없는 소통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정 대표의 취임 인사부터 색달랐다. 정 대표는 취임 직후 ‘두유 노 주노’라는 영상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본인 소개를 했다. 이후 대표 직속 게시판인 ‘주노 뭐하지’를 만들고 직접 댓글을 달며 직원들과 온라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회의·회식은 화상으로” 

회의 방식도 달라졌다. ‘타운홀 콘퍼런스’ 방식의 화상 회의로 진행한다. 10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전의 회의가 영업 실적을 분석하고 점검하는 형태였다면 현재는 회사의 비전이나 미래 전략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회식은 ‘랜선 회식’을 택했다. 얼굴을 맞대고 음주 등을 하는 대신 편안한 장소에서 화상으로 개인적인 고민이나 경험 등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일주일에 한 번 다양한 경험을 쌓는 시간도 주어진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말부터 매주 수요일을 ‘모든 곳이 나의 사무실’(Everywhere is my office)의 날로 정했다.

서울 중구 소고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에 미술 작품이 전시된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서울 중구 소고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에 미술 작품이 전시된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칭찬하고 격려하는 문화 조성을 위해 ‘감자합니다’ 제도를 운영한다. ‘감사’와 발음이 비슷한 감자 포인트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현하자는 의미다. 직급이나 직책과 상관없이 본인의 전문 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사부의 클래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본인의 업무 외에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도입했다. 예컨대 베이커리&디저트팀의 직원이 쉽고 예쁘게 디저트를 만드는 방법을 다른 직원들에게 알려주는 클래스를 운영하는 식이다.

전 직원이 일하기 편한 곳에서 자유롭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평소 방문하기 어려웠던 전시회나 ‘맛집’으로 알려진 음식점 같은 새로운 공간에서 업무를 진행하며 트렌드를 읽기 위해서다. 다음달 정 대표의 집무실과 상품본부 등이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공유오피스로 옮기는 것도 이런 이유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유행을 이끄는 트렌드세터가 대부분 강남권에 모여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업무 공간을 바꿔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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