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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꽃 선물로 20조 원 시장 이끄는 中 젊은 소비자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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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6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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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부터 스승의 날과 부부의 날까지. 꽃 선물 대목인 5월이 코앞이다. 그간 일상에서 소비되던 꽃은 타인을 위한 선물용과 경조사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자기만족을 위해 꽃을 구매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꽃 구매를 통해 큰돈을 쓰지 않고도, 즉각적인 즐거움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선물에서 일상 소비재로, 꽃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웨이보(微博), 샤오훙슈(小紅書), 더우인(抖音) 등 최근 들어 중국 여러 SNS에 꽃을 사서 기쁘다는 내용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중국 리뷰 전용 커뮤니티인 더우반(豆瓣)의 〈나는 또 꽃을 샀습니다(我又買鮮花啦)〉소모임에선 10만여 명의 이용자가 자신이 구매한 꽃 사진을 공유하고, 관리하는 방법 등을 주제로 토론한다.

아이미디어리서치(iimedia Research, 艾媒諮詢)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 중 절반이 연평균 3~5차례 온라인에서 꽃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 구매 목적에 관해선, 아이미디어리서치가 진행한 2020년 조사에서 응답자의 47.6%가 ‘생활 환경을 꾸미기 위해’, 28.8%가 ‘자신의 기쁨을 위해’라고 답했다.

2015년~2021년 중국 생절화 시장 규모 (2021년은 예측치) [사진 chinabaogao]

2015년~2021년 중국 생절화 시장 규모 (2021년은 예측치) [사진 chinabaogao]

지난 20년간 중국의 화훼시장은 전례 없이 성장했다. 현지 매체 36kr(36氪)에 따르면, 2000년 당시 전국 화훼 판매 총액은 158억 1600만 위안(약 3조 180억 원)으로, 이 중 70% 이상은 관상용 묘목과 분재 식물이 차지했다. 이중 절화(切花∙꽃자루나 가지 등을 잘라 꽃꽂이, 꽃다발, 꽃바구니, 화환 등에 이용하는 꽃) 판매액은 25억 위안(약 4770억 5000만 원)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20년 만에, 중국의 절화 매출은 1200%나 성장해 2020년 기준 318억 위안(약 6조 712억 5600만 원)을 기록했다.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절화 시장의 전체 규모는 1000억 위안(약 19조 920억 원)을 돌파했으며, 2025년에는 2300억 원(약 43조 9116억 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 36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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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화 시장이 이만큼 성장한 데에는 전자상거래 발달로 말미암은 ‘꽃 유통 및 판매 채널 다변화’의 공이 크다.

과거 중국 소비자는 주로 꽃집과 꽃 가게로 대표되는 소매점에서 절화를 구매했다. 대부분의 절화가 쿤밍에 위치한 경매시장에서 도매상을 거쳐 각 지의 소매상으로 유통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의 발달은 소비자에게 직접 절화 공급망에 접근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제 꽃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는 소매상 대신 타오바오(淘寶)나 핀둬둬(拼多多)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산 지 생산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다.

타오바오와 메이화메이자 샤오청쉬에서 판매 중인 생화 [사진 바이두]

타오바오와 메이화메이자 샤오청쉬에서 판매 중인 생화 [사진 바이두]

위챗 샤오청쉬(小程序∙미니앱)를 통한 꽃 구매 역시 소비자가 절화 공급망에 직접 닿게 되는 사례다. 메이화메이자(美花美家), 위안팡더화(遠方的花), 위니웨화(與你約花) 등 꽃 판매 계정의 주체는 모두 윈난 성 현지에 등록된 도매상이다. 이들은 중간상 없이 위챗 샤오청쉬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절화를 판매한다. 실제로 메이화메이자(美花美家) 계정을 관리하는 운남화취미과기유한공사(云南花醉美科技有限公司)는 쿤밍(昆明)국제화훼경매교역센터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밖에, 자체적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오픈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화뎬스젠(花點時間)이 있다. 화뎬스젠은 온라인 꽃 유통 업체로, B2B와 B2C 영업을 함께한다. 일찍이 월 99위안(약 1만 8800원)으로 매주 월요일 꽃 한 다발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론칭해 대도시 소비자의 꽃 구매 수요를 선점했다. 2015년 창업 이후 2020년 말까지, 화뎬스젠은 누적 5억 송이의 꽃을 판매했다.

‘퀵 커머스(즉시 배송)’와 ‘커뮤니티형 공동구매 플랫폼’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앞서 소개한 판매 채널과 달리, 편의성과 가성비에 중점을 두고 꽃을 판매한다. 2021년 말 기준, 전국 허마셴성(盒馬鮮生) 매장의 하루평균 꽃 구매 수요는 15만 송이를 넘어섰다. 딩동마이차이(叮咚買菜)에서는 지난해에만 총 1억 8000만 송이의 꽃이 팔렸다.

[사진 허난상바오 공식계정]

[사진 허난상바오 공식계정]

허마셴성과 딩동마이차이가 중국 1, 2선 도시의 꽃 구매 수요 선점에 나섰다면, 메이퇀유쉬안(美團優選) 등 커뮤니티형 공동구매 플랫폼은 하침 시장에 주력한다. 지난해 메이퇀유쉬안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4, 5선 도시와 농촌에 사는 30대 이하 젊은 층의 꽃 구매 수요는 1, 2선 도시에 사는 소비자를 웃돌았다. 하침 시장의 꽃 소비 잠재력이 상당하리라 예측되는 이유다.

이렇듯 빠르게 성장하는 절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존의 꽃 도∙소매상은 물론이고 전자상거래 업체들까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나 기업은 나오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유는 무엇일까?

화뎬스젠의 꽃 정기구독 서비스 [사진 소후]

화뎬스젠의 꽃 정기구독 서비스 [사진 소후]

첫째로, 꽃은 필수소비재가 아니므로, 꽃 구매자의 특성이 매우 다양하고 유동적이다. 유행을 따라 꽃을 사본 소비자가 생화의 매력에 빠져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던 자가 별다른 이유 없이 구독을 해지하고 더는 꽃을 사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꽃 구매는 일시적인 자극이나 충동 때문에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일회성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듯 꽃은 소비 패턴이 다양하고 유동적이라, 기업 입장에서는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둘째로, 생화 특성상 꽃 자체의 품질이 한결같이 유지되기가 쉽지 않다. 중국에서 생화는 일차적으로 쿤밍에 위치한 경매센터에서 품질에 따라 A, B, C로 등급이 매겨지고 가격이 정해지지만, 실제 품질은 운송 과정이나 보관 능력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주 생화를 구매하는 한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생화를 산다는 것 자체가 블라인드 박스 같다"며 “열기 전에는 이번 꽃이 어떤 꽃인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뤄융하오와 520장미 선물세트 [사진 CEO라이신]

뤄융하오와 520장미 선물세트 [사진 CEO라이신]

2020년 5월, 중국 대표 왕훙 뤄융하오(羅永浩)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화뎬스젠의 ‘520 장미 선물세트’를 추천했다. 뤄융하오는 같은 해 ‘중국 라이브커머스 방송인 TOP 20’에서 4위에 등극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했으며, 당시 방송을 시청하던 사람들은 그를 믿고 화뎬스젠의 장미를 구매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꽃이 시들고 썩은 채로 배송되었고, 온라인에선 소비자들의 불만과 원성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뤄융하오는 책임을 통감하며 100만 위안(약 1억 9100만 원)을 배상했고, 화뎬스젠의 CEO 역시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100% 환불을 약속하며 해당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에 품질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우수한 콜드체인 유통 기술을 확보한 기업이 추후 중국 생화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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