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레고랜드 사장 "年 150만명 올 것" 논란 속 개장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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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로일 레고랜드 코리아 신임 사장을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경록 기자

필 로일 레고랜드 코리아 신임 사장을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경록 기자

11년이나 끌었던 논란의 끝이 보인다.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개장하는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이하 ‘레고랜드’) 이야기다.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 탄생을 보는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애초부터 사업을 기획한 강원도는 레고랜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연간 200만명 유치, 5900억원 경제효과 창출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그린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경기도 이천‧화성 등에서 추진한 글로벌 테마파크 유치가 줄줄이 좌초한 터라, 레고랜드의 성패는 레저업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테마파크 개발 과정에서 발굴한 막대한 양의 선사유적 때문이다. 유적공원과 유물박물관 조성 사업이 늦어지면서 레고랜드에 관한 부정적 인식도 커졌다. 춘천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레고랜드 입구에는 ‘우리 문화재 위에 레고 놀이터 짓냐’ ‘선조들의 묘소와 중도 유적을 짓밟았다’ ‘춘천 레고랜드 철거하라!’ 따위의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필 로일(39) 레고랜드 코리아 사장을 중앙일보가 단독 인터뷰했다. 그는 레고랜드 운영사인 영국 ‘멀린’에서만 19년을 일했다. 최근 미국 뉴욕 레고랜드 리조트(2021년 4월 개장) 개발을 맡았고, 2020년 1월 춘천으로 이주해 레고랜드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5월 5일 개장을 앞둔 레고랜드의 모습. 테마파크 너머의 땅은 유적 공원과 유물박물관 조성 등이 예정된 부지이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현재는 허허벌판의 모습이다. 김경록 기자

5월 5일 개장을 앞둔 레고랜드의 모습. 테마파크 너머의 땅은 유적 공원과 유물박물관 조성 등이 예정된 부지이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현재는 허허벌판의 모습이다. 김경록 기자

레고랜드 개발 부지에서 무수한 선사 유물이 발굴됐다. 유적공원과 유물박물관 조성 사업은 왜 계속 미뤄지나.  

멀린과 레고랜드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 우리도 유적공원이 원활히 조성되길 바라는 입장이다.

유적공원 조성의 책임은 어디에 있나?

멀린의 역할은 테마파크 개발에 한정돼 있다. 유적공원과 유물박물관 건립에 대한 부분은 강원도와 중도개발공사(강원도가 레고랜드 조성 사업을 위해 설립한 특수법인)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멀린은 레고랜드 개발과 관련해 문화재청 지침을 준수했고 강원도청에 적극 공조했다.  

일반 대중은 레고랜드를 욕한다. 선사 유적 위에 테마파크를 세웠다는 것만으로도 부정적 인식이 생긴다.

어느 지역이든 건설 사업에 따른 불만이 제기되기 마련이다. 레고랜드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좋은 이웃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유적공원과 유물박물관 조성 사업은 중도개발공사가 맡아서 추진 중이지만, 아직 착공도 하지 못했다. 춘천 지역 시민사회단체 범대위 오동철 집행위원장은 “유물전시관 건립 없이 테마파크만 개장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중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설계는 끝났지만, 중요 유물을 다루는 만큼 착공까지 세부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필 로일 사장은 “춘천 래고랜드가 세계에서 가장 자연 친화적이고 아름다운 레고랜드”라고 설명했다. 김경록 기자

필 로일 사장은 “춘천 래고랜드가 세계에서 가장 자연 친화적이고 아름다운 레고랜드”라고 설명했다. 김경록 기자

레고랜드는 하중도(106만8000㎡) 내 28만790㎡(약 8만5000평) 면적에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세계 10개 레고랜드 가운데 넷째 가는 규모다. 사업비는 총 3000억원에 이른다. 멀린이 2200억원을, 중도개발공사가 800억원을 투입했다. 강원도 소유의 땅을 레고랜드가 50년간 무상 임대하는 방식이다.

춘천 레고랜드는 무엇이 특별한가?

세계 최초로 ‘섬’에 지어지는 레고랜드다. 호수를 곁에 둔 ‘레고랜드 플로리다 리조트’도 있지만, 춘천 레고랜드처럼 완전히 산과 강으로 둘러싸여 있지는 않다. 개발 초기부터 테마파크 한복판에 전망대를 설치하는 계획을 짠 것도 그런 이유다. 전망대에서 중도의 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전 세계 10개 레고랜드 가운데 가장 자연 친화적이고 아름답다.

강원도는 연간 200만명 이상이 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0만명 이상은 충분하다. 한국에 들어서는 첫번째 글로벌 테마파크라는 점, 춘천의 다양한 관광 자원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가능한 숫자다.

국내 테마파크 경쟁이 만만치 않은데.

한국의 주요 테마파크는 다 가봤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주 타깃이 만 2∼12세의 어린이라는 점에서 여느 테마파크와 차별점이 있다고 본다.  

테마파크 어트랙션은 보통 짜릿하고 무섭다. 레고랜드는 다른가?

무섭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레고랜드는 거꾸로 뒤집어지는 형태의 롤러코스터는 절대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되도록 빨간색도 자제한다. 놀이기구 안전 바는 경고의 의미로 빨간색을 입히는 경우가 많은데, 레고랜드는 부드러운 톤의 색깔만 쓴다. 아이들이 놀이기구에 대해 무서워하거나, 거부감을 느끼게 하지 않기 위해서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레고랜드에서 생애 첫 테마파크를 경험한다. 스릴보다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경험하게끔 하는 게 우리에게는 더 중요하다.  

레고랜드는 7개 테마 공간과 40개 놀이기구로 조성됐다. 레고브릭으로 만든 1만 개 이상의 조형물과 154개 객실을 갖춘 레고랜드 호텔(7월 오픈)도 들어선다. 대표 시설은 청와대·서울타워·경복궁 등 한국의 랜드마크를 2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미니랜드다. 반응은 벌써 뜨겁다. 4월 사전 오픈기간 주말 하루 평균 1만여 명이 다녀갔다. 혼잡을 막기 위해 5월 5일부터 7일까지는 예약제를 통해 하루 최대 입장객을 1만2000명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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