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한테 질문하실 게 혹시 있습니까? 마지막으로…." -손석희 특파원
- "정말 재밌는 질문인데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손석희 JTBC 순회특파원의 질문 요청에,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 당황한 미소를 지었다. 문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자 손 특파원은 웃으며 "없으신 걸로 알겠다"고 대화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JTBC 순회특파원과의 대담 '대담, 문재인의 5년'에서 80분 간 다양한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본격적으로 대담을 시작하기 전 손 전 앵커와 청와대 녹지원을 함께 걸으며 주변 나무들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 가운데 키 큰 나무를 가리키며 "돌아와보니까 나무들이 (그동안) 이만큼 자라서 커졌다"며 "한 200년 됐을 텐데 부쩍 굵어지고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상춘재를 소개하며 대통령으로서 청와대에 입성했을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청와대에) 와서 보니까 (상춘재) 벽면 (색이) 굉장히 퇴락했다. 지금도 관저나 이런 데서 보면 저 위에까지 퇴락했다"며 "김대중 대통령 때는 좋다고 해서 도료를 발랐는데 나무가 호흡을 못하게 한다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사포로 다 닦아내고 천연 도료로 (다시) 했다"고 덧붙였고, 손 특파원은 "약간 닦은 자국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부부 등 해외 국빈들을 영접하는 장소로 쓰였다며 "처음에는 (상춘재 바닥이) 장판이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하이힐을 벗고 신고 하는 것을 너무 힘들어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손 특파원은 "저는 16년 전에 딱 상춘재 앞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100분 토론을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손 전 앵커는 대담 중간에 청와대 경내 산책길을 함께 걷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길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성품을 보여주는 길이기도 한데 산책삼아 관저로 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차를 타지 않고 여유가 있을 때는 걸어 내려오거나 걸어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중에는 청와대가 돈 쓴다고 뭐라 하니까 못하고 퇴임 때 다음 대통령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함께 침류각으로 자리를 옮긴 뒤 손 특파원은 "초가집도 보이고 한국적인 멋이 많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여기를 행사나 대담 자리로 사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침류각에서 문 대통령의 퇴임 후 계획과 마지막 인사말 등으로 대담을 마친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기념촬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