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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화? 실현 어렵다” 빌 게이츠가 존경한 과학자 일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바츨라프 스밀

바츨라프 스밀

환경과학 권위자인 바츨라프 스밀(79·사진) 캐나다 매니토바대학교 명예교수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려는 탈탄소화 정책에 대해 “실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인다는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대해 “달성할 수 없는 목표는 망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달 10일 신간 『세상은 정말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의 출간을 앞두고 이뤄진 인터뷰에서 스밀 교수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선 적어도 중국과 미국, 인도, 러시아 등 배출량이 많은 국가가 함께해야 한다. 이들이 2030년까지 감축안에 서명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체코 출신 캐나다 국적의 스밀 교수는 2010년 미국 포린폴리시의 ‘세계적 사상가 100인’에 선정됐던 저명한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이다.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 은둔자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모든 책을 다 읽었다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기다리는 팬처럼 나는 스밀의 다음 책을 기다린다”고 말할 정도로 열렬한 팬이다.

스밀 교수는 NYT 인터뷰에서 탐욕적인 소비 습관을 주요 원인으로 꼽으면서 “지구 온난화가 인류에게 시급한 유일한 문제는 아니다. 세계의 약 10억 명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고 최근 핵전쟁 위험도 부상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30년 넘게 지구 온난화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데 탄소 배출량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며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은 왜 아무것도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스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석유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에너지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에도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략적으로 재고할 순 있지만 빠르게 움직일 순 없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덜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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