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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처럼 적자 뻔한데…가덕도 신공항 대못 박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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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가덕도 신공항의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부는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없이 신공항 건설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최초의 ‘해상공항’ 형태로 지어지며, 총 사업비 13조7000억원을 투입해 2035년 개항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계획’이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의결된 추진계획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따라 지난해 5월 착수한 ‘가덕도 신공항 사전타당성(사타) 검토 연구용역’ 결과로, 앞으로 진행될 사업 후속 절차의 밑그림이다.

이에 따르면 김해공항의 국제선만 이전한다는 전제로 가덕도 신공항의 예상 수요는 2065년 기준 여객 2336만 명, 화물 28만6000t으로 분석됐다. 활주로 길이는 국적사 화물기(B747-400F)의 최대 이륙중량 등을 고려해 3500m로 정했다.

활주로는 동서 방향으로 잡고 가덕도에서 떨어진 완전 해상공항(순수 해상 대안) 형태로 건립되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검토됐다. 활주로의 배치안은 총 5가지 후보가 있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계획.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가덕도신공항 건설 계획.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남북 방향 배치안 3가지의 경우, 인근 부산 강서구·경남 창원시 등 인구 밀집 지역이 위치함에 따라 24시간 운영이 어렵고, 김해·진해비행장의 관제권 침범 및 비행 절차 간섭 등이 발생한다는 등의 이유로 제외됐다.

동서 방향 배치안 2가지 가운데서는 순수 해상 대안이 활주로를 육·해상에 걸치는 대안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돼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문제는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 가덕도 신공항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0.51~0.58로 조사됐다. 이 비율이 1 이상이 나와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전국 공항 중 누적 손실이 가장 큰 공항 중 하나인 무안공항의 경제성 분석 결과 0.49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사타 결과 예상 국제선 여객 수는 2336만 명으로 부산시 예측(4600만 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예상 사업비도 약 13조원 이상으로 부산시 예측(7조5000억원)의 약 2배에 달한다. 국토부는 “부산시는 확인 불가능한 ‘낮은 단가’를 적용하고, 관련 지침에 따른 예비비 등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사업비가 과소 추정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 의결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의 정책적 추진이 확정됨에 따라 예타 면제를 추진한다. 오는 29일 열리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타 면제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예타 면제가 확정되면 기재부는 사업 규모와 사업비 등이 적절한지 살펴보는 사업계획적정성 검토를 하게 된다. 후속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가덕도 신공항은 2025년 하반기 착공해 2035년 6월 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개항 시기나 건설 방식 등을 놓고 부산 지역사회에서 크게 반발하는 데다, 일각에서는 사업 자체의 경제성이 낮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타 면제는 정부의 자가당착이자 무책임”(정의당 장태수 대변인) 등의 반발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경제성이 낮아도 국토균형 발전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권 지역주민들의 숙원이었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사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오늘 국무회의에서 추진 계획을 의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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