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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ICBM 등 전략무기 총동원…트럭형 대전차 미사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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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인 지난 25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이 지난달 24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인 지난 25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이 지난달 24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조선인민혁명군(인민군의 기원인 항일 빨치산 유격대)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각종 무기들을 선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핵 무력을 급속도로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극초음속 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 무기도 대거 등장했다.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기는 지난해 9월 9일 정권수립기념일 이후 7개월만이다. 당시 열병식은 예비군 성격의 노농적위군과 치안 유지를 맡는 무장 병력인 사회안전군 위주로 진행해 신형 전략 무기 등 첨단 무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2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글라이더 활공체(HGV) 형태의 극초음속 미사일인 '화성-8형'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글라이더 활공체(HGV) 형태의 극초음속 미사일인 '화성-8형'의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엔 한반도를 사정권에 둔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물론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전략 무기들을 총동원했다.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참관했던 ‘2021 국방발전전람회’에 전시됐던 신형 무기들을 포함해서다.

북한이 지난달 24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화성-17형’(사거리 1만5000㎞)이 대표적이다. 서방 전문가들 사이에선 ‘괴물(monstrer)’로 불릴 만큼 거대한 미사일이다.

다만 군 당국은 지난달 24일 발사체를 두고 북한의 주장과 달리 ‘화성-15형’ 개량형으로 평가해 논란이 됐다. 북한은 이를 의식한 듯 열병식에서 '화성-17형'을 소개하면서 "지난 3월 24일 발사된"이라고 날짜를 강조했다.

북한이 2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기동식 재진입체(MARV) 형태의 극초음속 미사일. 이튿날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이다. 북한은 지난 1월 두 차례 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뉴스1

북한이 2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기동식 재진입체(MARV) 형태의 극초음속 미사일. 이튿날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이다. 북한은 지난 1월 두 차례 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뉴스1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화성-17형을 처음 공개했다. 이와 관련,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크기 등으로 볼 때 이번 열병식에도 같은 미사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러시아ㆍ중국 정도만 전력화한 극초음속 미사일 두 종류도 모두 공개했다. 이미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글라이더 활공체(HGV) 형태의 ‘화성-8형’(지난해 9월 시험 발사)과 기동식 재진입체(MARV) 형태의 극초음속 미사일(지난 1월 두 차례 시험 발사)등이다.

북한이 2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지난해 공개한 북극성-5형보다 0.5m 이상 더 긴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지난해 공개한 북극성-5형보다 0.5m 이상 더 긴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형 SLBM도 등장했다. 신형 SLBM은 북한이 지난해 1월 14일 8차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선보였던 ‘북극성-5형’과 직경은 같지만, 길이가 0.5m 이상 더 늘어난 형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부연구위원은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연소부를 추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탄두부를 확장해 다탄두 장착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극성-4ㆍ5형과 신형 SLBM은 수중 바지선에서 쏘기엔 크기가 크다”며 “북한은 조만간 이를 발사할 수 있는 실전형 잠수함을 내놓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25일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형 대전차 미사일. 소형 트럭을 개조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에 8연장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대를 탑재했다. 이튿날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이다. 뉴스1

북한이 25일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형 대전차 미사일. 소형 트럭을 개조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에 8연장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대를 탑재했다. 이튿날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이다. 뉴스1

재래식 무기 중에선 신형 대전차 차량이 눈에 띄었다. 소형 트럭을 개조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에 8연장(추정) 미사일 발사대를 탑재한 모습이다. 양 위원은 “제대로 된 장갑차가 아니라 해도  군사적 효용은 있어 보인다”며 “한ㆍ미 연합군의 전차 전력에 맞서기 위해 대전차 무기를 대량으로 늘리려는 속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열병식에 공을 들이는 건 대내 결속과 함께 한·미에 대한 교섭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5월 10일)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이나 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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