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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관 위기에서 '2차 제작극장'으로 재탄생하는 '국립정동극장 세실'

중앙선데이

입력

폐관 위기의 세실극장이 국립정동극장의 제2 제작극장으로 거듭난다. 세실극장은 1976년 개관이래 70~80년대 소극장 연극의 메카로 군림했지만, 90년대 이후 연극 중심지가 대학로로 이동하면서 재정난에 시달려왔고, 최근 몇년간 개폐관을 반복하며 위태롭게 버텨왔다. 지난해 12월 서울연극협회의 위탁 운영이 종료되면서 다시 한번 폐관 위기를 맞았고, 오는 8월 재건축을 앞둔 정동극장과 함께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세실극장 외관

세실극장 외관

국립정동극장은 2019년 김희철 대표 취임 이후 꽤 많은 변화를 겪었다. 외국인 대상 전통 상설공연 위주로 운영되던 공연장을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에 걸친 복합 문화예술 공연장으로 용도를 바꿨고, 브랜드 확보를 위한 ‘국립’ 명칭도 부여받았다. 연희 중심 공연을 하는 국립 정동극장 예술단도 정식 발족해 국립예술단체로서의 정체성도 재정립했다. 2024년 재건축도 확정되어 중극장 600석, 소극장 300석 규모의 2개 공연장으로 새단장을 하게 됐다.

김희철 대표

김희철 대표

세실극장은 ‘국립정동극장 세실’로 재탄생해 연극, 뮤지컬, 전통, 무용 분야에서 정동극장의 핵심 창작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국내 문화예술 지원사업이 공연예술창작산실 등 창작 초기 단계의 인큐베이팅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개발된 작품을 실제 사업화하고 상용화하는 과정을 정동극장이 자처하고 나선 의미다. 공연예술 창작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위해 ‘2차 제작극장’이라는 표현을 쓰고, 마지막 상용화 단계로 가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한 실험용 극장으로 지원을 하겠다는 얘기다.

세실극장 객석

세실극장 객석

‘2차 제작극장’ 개념은 김희철 대표가 과거 충무아트홀에서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직접 기획, 제작했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희철 대표는 “공연을 아무리 오래 준비해도 대규모자본이 투입되는 부분은 리스키하다. 관객과의 만남에 있어 신인 예술가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중간과정이 세실에서의 디벨롭을 통해 검증받고, 검증받은 작품이 실제 제작사와 연결되어 상업화될 수 있도록 컨텐츠 프로바이더 역할을 적극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실극장은 2013년 서울특별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역사적 건축물로, 낡은 시설 탓에 개보수 문제를 안고 있다. 당장 7월부터 돌아가는 다양한 공연 라인업도 정동극장 기존 사업의 연장일뿐 ‘2차 제작극장’ 운영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김희철 대표는 “7월 오픈을 준비하면서 여러 문제점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성공회 예산을 공동투입해서 무대와 로비 등 시설 개보수를 적극 진행해 수준 높은 공연장으로 탈바꿈 할 것이고, 세실 캐릭터에 맞는 라인업을 갖추기에는 예산과 일정 문제가 있었다”면서 “취지에 맞는 프로그래밍과 시스템 구축은 내년부터 제도 도입을 통해 본격 창작핵심기지 역할을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문체부와 공감대 형성을 통해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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