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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탄발전 줄었는데 한국은 늘었다…중국·인도 이어 3위

중앙일보

입력

중국 안후이성의 석탄화력발전소 모습. 연합뉴스

중국 안후이성의 석탄화력발전소 모습. 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탈(脫)석탄’에 동참하는 가운데 지난해 한국의 석탄 화력 설비는 오히려 3.2GW 늘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대부분 주요 국가에서 석탄 화력 설비가 감소한 점을 비추어봤을 때 한국의 탈석탄 속도가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은 전 세계 석탄발전소 추이를 분석한 ‘석탄의 경제 대전환 2022’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요 국가의 에너지 프로젝트 관련 정보를 분석하는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환경단체인 시에라클럽(SIERRA CLUB) 등 8개 해외 기후에너지단체가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4년째 석탄발전량이 감소 추세에 들어서고 있지만 중국, 인도, 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사회에서 폐쇄된 석탄발전 용량은 26.8GW다. 하지만 중국, 인도, 한국, 베트남 등에서 시운전에 들어간 발전용량이 총 45GW에 달했다. 사실상 석탄발전용량이 18.2GW만큼 순증한 셈이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지난해 석탄발전을 확대한 국가 5위 안에 들었다. 지난해 서천화력발전소와 고성하이화력발전소 가동을 시작해 석탄발전 용량이 총 3.1GW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25.2GW), 인도(6.4GW)에 이어 3위다.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이 우려될 정도로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강릉 안인과 삼척화력발전소가 각각 2023년, 2024년에 완공되지만, 가동 중인 발전소 폐쇄 계획은 불분명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의견이다.

지난 14일 삼척·강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 요구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지난 14일 삼척·강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 요구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한편 연구진은 특히 중국이 세계적인 탈석탄 행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2020년 재개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허가하면서 2년 연속 석탄 발전용량 확대 속도가 빨라졌다. 기존 발전소에서 발전량이 늘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엔 33GW 규모의 신규 석탄발전소를 착공하기까지 했다. 2016년 이후 중국에서도 최고치고,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총 착공 용량의 3배에 달한다. 보고서는 중국이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이고, 국가적인 석탄발전 감축 정책이 없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석영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선진국에서 다른 국가의 탈석탄을 도와야 하는 시점이지만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오히려 석탄발전소를 더 짓고 있다. 구체적인 석탄 퇴출 일정과 방안을 조속히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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