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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교통 책임질 원희룡, 8개월간 20차례 '상습 교통 위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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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의 원활한 교통과 안전 확보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8개월간 20차례 상습 교통 법규 위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에도 교통법규를 위반해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받은 원 후보자 인사청문 요구 자료(최근 5년간 과태료 부과 내역)에 따르면, 원 후보자는 지난해 9월부터 수시로 교통법규를 위반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주정차 위반 13차례, 버스전용차로 통행 위반 3차례, 장애인주차구역 위반 3차례, 편의 증진보장 위반 1차례다. 처분받은 과태료 액수는 총 94만 9560원이다.

교통법규 위반을 저지른 시기는 모두 원 후보자가 대선 출마를 위해 제주지사를 사퇴(8월 1일)한 후부터 집중됐다. 그해 9월 13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신분으로 경남 창원 경남도당 당사를 찾던 날, 버스전용차로 통행 위반으로만 두 차례(각 5만원씩) 과태료가 부과됐다. 나흘 후엔 서울 종로에서 주정차 위반(과태료 3만2000원)했고, 11일 후 서울 강서에서 또 주정차 위반(과태료 3만 2000원)했다.

이렇게 9월에만 4차례 교통 위반을 한 원 후보자는 10월 5차례, 11월 5차례, 12월 3차례, 올해 1월 2차례 등 교통 위반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경선(11월 5일)을 전후로 교통법규 위반이 집중된 셈이다.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으로 일하던 올해 2~3월에는 위반 사례가 없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지난 10일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지 나흘 후인 지난 14일에도 편의 증진보장 위반 명목으로 과태료 10만원을 처분받았다. 편의 증진보장 위반이란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을 어긴 것으로, 원 후보자가 장애인 또는 노인 또는 임산부 전용 주차 구역에 불법 주차했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이 과태료는 납부기한이 끝나지 않았고 아직 미납상태다. 앞선 19차례의 위반에 대한 과태료는 모두 납부됐다.

장경태 의원은 “장애인주차, 버스전용차로 구역 위반의 경우 본인도 인지를 했을 텐데 이걸 수행의 책임으로 떠넘기긴 어려울 것”이라며 “교통 관할 장관 후보자로서 교통법규에 대한 책임감이 과연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본지 보도가 나오자 원 후보자는 국토교통부 명의로 “교통법규 위반 건수 대부분은 경선 기간 중 선거사무원이 별도로 운행한 차량의 위반 건”이라며 “책임자로서 교통법규를 더 세심히 준수하지 못한 부분을 정중히 사과드리며 앞으로는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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