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직도 봐? 10년 묵은 '강남스타일' 매년 찾는 4억명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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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규 9집 '싸다9'를 선보이는 가수 싸이의 신곡 '셀럽'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 가수 수지(왼쪽)가 참여했다. [싸이 유튜브 캡처]

K팝 현상의 시작, 싸이(PSY)가 오는 29일 5년 만에 컴백한다. ‘강남스타일’이 나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싸이가 K팝 산업에서 세운 기록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2년 7월 15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올라온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아직도 매일 수십만회씩 조회 수를 더해 25일 현재 44억 회에 거의 도달했다. 이는 그 어떤 K팝 아이돌도 쉽게 넘보지 못하는 기록이다.

여전히 뜨거운 ‘강남스타일’ 사랑

공개 10주년을 맞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K팝 콘텐트다[유튜브 캡처]

‘강남스타일’은 조직적인 팬덤 활동이 없는 중년 솔로 가수(올해 45세) 싸이가 이룬, 신기한 성과다. K팝 아이돌 그룹 유튜브 최고 조회 수 기록을 가진 블랙핑크의 ‘뚜두뚜두’(2018년 6월 15일 공개)는 25일까지 총 18억 회 재생됐다. 방탄소년단( BTS) 뮤직비디오 중 가장 조회 수가 높은 ‘작은 것들을 위한 시’(2019년 4월 19일 공개)는 15억 회다. 둘 다 비현실적인 조회 수이지만, 여전히 싸이의 기록엔 못 미친다.

지난 12개월(2021년 4월 21일~2022년 4월 22일) 가장 많이 조회된 싸이 동영상 톱 5.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유튜브 싸이 관련 동영상(뮤직비디오ㆍ사용자제작콘텐트ㆍ가사동영상)은 지난 12개월(2021년 4월 21일~2022년 4월 22일) 8억3100만 회 재생됐다. 이 기간 싸이를 가장 즐겨 들은 나라는 베트남(7480만)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어 한국(5860만), 미국(5760만), 인도(4400만), 멕시코(4290만) 순이다. 대륙을 초월한 관심 역시 아이돌에 뒤지지 않는다. 가장 많이 찾은 싸이의 곡은 역시 ‘강남스타일’이다. 12개월간 무려 4억7700만 번 조회됐다. 하루 200만~300만 사용자가 싸이를 찾 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강남스타일’을 보거나 듣는다.

강남스타일은 유튜브가 2005년 등장한 이래 처음으로 조회 수 10억 회, 20억회를 넘긴 동영상이기도 하다. 유튜브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한편, 신나는 리듬과 코믹한 구성으로 중독자를 양산해 왔다. 댓글은 25일 현재 530만개가 달렸다. “10년째 듣고 있다”, “학교 졸업하던 해에 처음 들었는데, 모임이나 파티에 가면 늘 이 노래가 나왔다”, “10년이 지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 영어·스페인어·불어 등 세계 각국 언어로 달려 있다. 이 기간 두 번째로 많이 조회된 싸이 동영상은 2013년 4월 13일 공개된 ‘젠틀맨’ 뮤직비디오다. 지난 12개월 1억3500만회를 더해 누적 조회 수 14억8000만을 기록했다.

싸이, 어느 나라에서 많이 듣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9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 시즌2일까

싸이는 25일 정규 9집 ‘싸다9’의 하이라이트 메들리 영상을 공개했다. ‘싸다9’는 ‘싸이의 다채로운 9집’이라는 뜻이다. 피처링 참여자만 훑어봐도 다채로운 호화판이다. ‘감동이야 (성시경)’, ‘밤이 깊었네 (헤이즈)’, ‘간지 (제시)’, ‘이제는 (화사)’, ‘해피어 (크러쉬)’, ‘포에버 (타블로)’ 등 12곡 중 6곡에 쟁쟁한 후배 가수들이 참여했다. 가수 수지가 등장하는 ‘셀럽’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은 공개 4일 만에 430만번 조회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싸이가 24일 공개한 정규 9집 '싸다9' 수록곡 리스트. 2번 타이틀 곡만 공란으로 남겨두었다. [싸이 인스타그램]

이번 앨범은 또 ‘강남스타일’ 10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싸이 공식 인스타그램엔 2013년 크리스마스이브 공연 중

“2002년 ‘챔피언’을 만들고, 이 노래를 이기는 ‘강남스타일’을 만드는 데 10년 걸렸다 (…) 이 말은 어쩌면 ‘강남스타일’ 같은 곡을 다시 만나는 것은 2022년이나 돼야 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편집한 영상을 게시했다. 아직 제목 공개 전인 타이틀 곡이 ‘강남스타일’을 넘어설 것이라는 암시, 혹은 자신감으로 보인다.

정규 9집은 ‘경영자 싸이’가 자신의 회사에서 처음으로 내는 본인 앨범이기도 하다.YG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해 2018년 10월 피네이션(P NATION)을 설립한 싸이는 그동안 제시, 현아, 크러쉬, 스윙스 등을 영입하면서 경영에 주력해왔다. 다음 달 17일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6인조 보이 그룹 TNX 데뷔도 예정돼 있다.

창업 5년 차를 맞은 피네이션은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147억4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37억6000만원을 내면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싸이는 이 회사의 대주주로 지난해 말 기준 지분의 57.59%를 보유하고 있다.

전영선기자az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