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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실적도 전망도 '메가'급…현우진은 리스크 요인?

중앙일보

입력

도대체 이 종목 뭐죠. 팬데믹이면 언택트 관련주라고 오르고, 엔데믹이면 컨택트 관련주라고 오릅니다. 성장주도 아닌데 워낙 주가가 꾸준히 올라서 ‘물린 사람이 없다’는 종목. 메가스터디교육입니다.

‘메가스터디’ 브랜드, 모르는 분 없겠죠. 200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인강(인터넷강의)계의 절대강자. 초등(엘리하이), 중등(엠베스트), 고등(메가스터디)은 물론 대학편입(김영편입)과 공무원시험(메가공무원)까지. 이른바 ‘국내 유일의 교육 수직계열화 업체’(상상인증권)인데요. 2015년 메가스터디에서 인적분할로 떨어져 나와 코스닥에 상장.

 미국 스탠퍼드대 수학과 출신의 수학강사 현우진(1987년생). 현재 온라인 전과목 기준 수강생 합계 1위의 강사이다.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스탠퍼드대 수학과 출신의 수학강사 현우진(1987년생). 현재 온라인 전과목 기준 수강생 합계 1위의 강사이다. 유튜브 영상 캡처

물론 중심은 역시 고등(수능) 부문입니다. 수능 인터넷강의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점유율 56% 추정)죠. 지난해 수능 만점자를 배출하기도 한 재수전문 오프라인학원(12개, 기숙학원 2개 포함)과 ‘단과강의+자습실’이 결합된 신개념 관리형 독서실인 러셀학원(13개)까지 포함해 고등 부문이 전체 매출의 61.2%를 차지합니다. 이어 초등+중등(23.5%), 편입(7.9%), 공무원시험(7.3%) 순.

지난해 실적, 상당히 좋았죠. 매출액(7039억원)은 전년보다 48% 늘었고, 영업이익(990억원)은 201% 증가했는데요. 매출은 상장(2015년) 이후 꾸준히 팍팍 늘어나는 중.

굳이 통계를 찾아보지 않아도 ‘학령인구가 줄고 있다’는 건 상식이잖아요(고등학교 진학인구 2016년 59만명→2020년 44만명). 메인 시장(수능 응시생)이 쪼그라드는 게 뻔히 보이는데 이 회사는 왜 이렇게 매출이 늘어만 갈까요.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①학령인구 쇼크와 인강 업계 구조조정
지난해 11월 온라인 교육업체 ‘스카이에듀’가 폐업했단 소식 들으셨나요? 이로써 고등학생 대상의 대형 인강 플랫폼은 톱3(메가스터디, 대성마이맥, 이투스) 체제로 개편됐죠. 한때 인강 시장은 각종 서비스(티치미, 비타에듀, 유웨이에듀, 위너스터디 등등)가 난립하면서 춘추전국시대였는데요.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중소형 업체부터 맞은 겁니다.최고의 스타 강사(예-메가스터디 현우진)를 확보한 1등의 위상은 더 공고해지는 중. 점유율 상승이 시장의 역성장을 메우고도 남습니다.

고등 수능 인강 시장 점유율(2021년 기준).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고등 수능 인강 시장 점유율(2021년 기준).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②세대가 달라지면 공부법도 달라진다

이른바 Z세대엔 인강이 필수가 된 지 오래죠. 중고교 시절뿐 아니라 대학생이 돼서도, 취업준비생이 돼서도 카페 또는 스터디카페에서 인강으로 공부하는 게 너무나 익숙한 세대. 달리 말하자면 ‘인강=언택트=팬데믹 때 반짝’이 아니라 다시 오프라인 학원이 열리고 대면수업이 진행돼도 쭉 가는 구조적 변화인 겁니다. Z세대보다 어린 알파세대(2011년 이후 출생)는 더 하죠. 돌쟁이 때부터 태블릿PC로 핑크퐁 영상을 보며 자란 아이들. 초등학생이 돼서도 태블릿으로 인강을 보며 공부합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유재석을 모델로 내세우며 초등 브랜드 ‘엘리하이’를 엄청 밀고 있는 것도 이런 트렌드에 발 맞춘 것.

초·중등 교육 온라인 침투율.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초·중등 교육 온라인 침투율.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대세’에 올라탄 종목이란 건 알겠는데 앞으로는 어떨까요. 일단 교육제도의 변화를 유심히 봐야 하는데요. 현재로선 호재가 많습니다. 이미 2020년부터 공정성을 높인다며 대학입시에서 정시비중을 확대했는데요. 새 정부도 이 기조를 이어 받을 전망이죠. 정시비중이 커지면 수능점수가 너무나 중요해진다는 뜻. 동시에 재수생이 늘어나는 효과(수능 올인으로 역전 가능)도 있죠. 수능 강의 잘하는 일타강사 확보한 사교육업체엔 땡큐입니다.

아직 정해진 건 아니지만 새 정부는 2025년 폐지 계획이었던 자사고·외국어고를 없애지 않고 유지할 가능성이 커보이죠. 사교육시장에서 ‘특목고 준비는 초등 때부터’가 공식이 된 지 오래인데요. 자사고·외고 유지까지 결정된다면 이미 빠르게 성장 중인 초·중등 사교육시장은 탄력을 더 받을 수 있죠.

기대할 만한 건 내년 상반기 메가스터디교육이 영유아 교육플랫폼을 새로 출시한다는 소식. 유치원생을 위한 다른 온라인교육 서비스들이 이미 있긴 합니다(윙크, 밀크T아이). 메가스터디교육은 후발주자인데요. 그래도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인데다(점점 영유아 키울 때 ‘교육용 패드’가 필수가 됨) 막강한 자금력으로 마케팅을 세게 하면 따라잡지 못할 이유가 없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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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교육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타긴 했지만 지난달 껑충 뛰어 10만원 선을 오르내리게 된 데는 이 뉴스가 한몫했죠. ‘공단기 인수설’.

공무원시험 학원, 메가스터디교육도 이미 합니다. 2018년 이 시장에 뛰어들어 스타강사를 영업하며 확장 중인데요. 다만 아직은 점유율 6%의 작은 업체. 게다가 공무원시험 부문만 계속 적자인데요. 빠르면 올해 안에 흑자로 전환한다는 계획이긴 합니다.

성인 공무원 시장 점유율(2021년 기준).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성인 공무원 시장 점유율(2021년 기준).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그런데 공무원시험 시장 1위 브랜드 ‘공단기’를 운영하는 에스티유니타스가 공단기를 메가스터디교육에 팔려고 접촉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지난달 기사로도 나왔죠. 공무원시험이 메가스터디교육의 약점이었는데, 단숨에 이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다면 대형 호재. 실탄(현금+현금성자산 1122억원)도 충분하니 자금조달 능력도 됩니다. 다만 아직은 구체화된 게 없는 소문 수준. 인수를 안 하게 된다면 오히려 주가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메가스터디교육 주가에 있어 가장 큰 리스크 요인 중 하나는 현우진. 회사를 먹여살리는 고등부문 스타강사 현우진이 떠나면 어쩌냐는 걱정인데요. 마치 하이브 주가를 얘기할 때 BTS 군입대가 가장 큰 변수인 것과 비슷(그의 인기도 BTS급).

현우진 강사는 2022년 말까지 계약이 돼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본인이 그렇게 얘기한 적 있다고). 과연 재계약을 할지 말지는 현우진 본인 마음이겠죠. 다만 경쟁사가 어마어마한 계약금(연 100억원으로 추정, 교재 판매로는 더 많이 범)을 주며 현우진을 빼가기엔 돈이 부족해 보이긴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차세대 스타’를 키워서 만일에 대비해 둬야 겠죠. 이것도 하이브와 비슷한 부분.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우진쌤, 1등 업체랑 좀더 가실 거죠?


※이 기사는 4월 25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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