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불법촬영' 부실 수사한 경찰관 1심 집행유예

중앙일보

입력 2022.04.26 06:49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가수 정준영의 불법촬영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신혁재 부장판사는 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뇌물수수·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정씨가 불법 촬영 혐의로 여자친구로부터 고소당했던 2016년 8월 무렵 수사 과정에서 정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라는 상급자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범행 영상 확보 없이 정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그 무렵 정씨의 변호인으로부터 '휴대전화나 포렌식 자료 확보 없이 사건을 신속하게 송치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식사를 대접받은 혐의도 있다.

A씨는 정씨가 조사에서 "피해자가 촬영에 동의한 것으로 생각했고, 동영상은 촬영 직후 바로 삭제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는데도 범행을 시인했다는 내용의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씨의 변호인과 함께 포렌식 업체에 '휴대전화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성폭력 사건 수사에서 공소 유지에 필수적인 증거 확보를 위한 수사절차를 다 이행하지 아니한 채 형식적인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며 "이는 단순히 태만으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거나 소홀히 수행한 것을 넘어 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방임이나 포기에 해당한다"고 질타했다.

다만 A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장기간 경찰로 근무하며 특별한 징계를 받은 바 없이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정씨의 변호인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을 했으나 관련 영상이 이미 삭제돼 확보하지 못했고, 2016년 10월 증거불충분 사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정씨는 이후 2019년 성관계 불법 촬영물 유포 혐의, 만취 여성 집단 성폭행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020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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