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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배달의 나라'…배달비 물가‧라이더 고용 통계가 없다

중앙일보

입력

배달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커졌지만, 이를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통계가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배달 라이더’는 고용통계에서 가사도우미‧경비원 등과 같은 직업군으로 묶여있고, 배달비는 물가에 따로 잡히지 않았다.

진짜 ‘배달의 민족’ 됐다

음식 배달서비스 연간 거래액.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음식 배달서비스 연간 거래액.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25일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25조6783억원이다. 2019년(9조7365억원)과 비교하면 2.6배 이상 커졌다. 특히 모바일을 통한 거래액이 24조9882억원을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배달 앱을 통한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관련 시장이 확대됐다는 뜻이다. 모바일 음식 배달 시장 거래액은 가전이나 식품을 모두 넘어섰다.

그러나 매달 통계청이 발표하는 고용동향에서 배달업 종사자는 ‘기타 서비스 단순 노무직’으로 분류되고 있다. 해당 직업군엔 경비원‧건설단순노무자‧검침원 등이 함께 들어간다. 분류 자체가 배달업 종사자의 특성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이더는 근무시간이나 근무일을 자유롭게 조정 가능해 부업이나 단기 근무로 선호된다.

시장 영향도 커지는 중 

현장에선 이미 라이더 시장 확대로 인한 영향이 커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서 음식점을 하는 장모(30)씨는 “20대 상당수가 라이더 아르바이트 쪽으로 빠져서인지 지난해 말부터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며 “물가의 경우에도 원재료 가격이 오른 것도 크지만, 배달비가 한 건에 1만원 가까운 돈이 드니까 남는 게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거리에서 대기중인 배달 오토바이 모습. 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거리에서 대기중인 배달 오토바이 모습. 연합뉴스

통계청은 라이더처럼 자가 운송 수단을 가지고 영업하는 근로자에 대해 올해부터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플랫폼 노동자 수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는 매월 발표하는 고용동향이나 지표가 아닌 연간 통계다. 고용통계상 종사자 지위를 다시 분류하기까지는 시험조사와 사례 분석 등이 필요해 몇 년 더 소요될 예정이다.

음식 가격에 포함돼 나오는 배달비

배달 수요 증가로 배달비도 치솟으면서 국민 체감이 커졌지만, 소비자물가 통계에서도 배달비는 따로 집계되지 않는다. 배달이 많은 치킨‧피자 등 외식 품목은 해당 물가에 배달비를 포함한다. 배달비가 올라 소비자의 치킨 가격 체감도가 올라간다고 해도 통계상으론 치킨 가격이 오른 것처럼 표시되는 식이다. 배달비를 포함한 외식 가격도 거리나 날씨에 따른 배달 단가 변화를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소비자물가의 경우 국제 표준을 따르는데 따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품목으로 넣는다. 배달은 음식과 구분해 구매할 수 없어 따로 물가를 책정하긴 어렵다”며 “외식 품목의 특성에 따라 배달비 상승이 미치는 영향이 지표에 반영될 수 있게 계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활 변화로 인한 업종의 성장을 통계가 빠르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확한 통계가 있어야 정책적 대응도 가능하다”며 “배달 같은 경우 그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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