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기북부 공동화장장 물건너갔다…가평 "단독형 추진"

중앙일보

입력 2022.04.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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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기도 가평·남양주·포천·구리 공동 장사시설(화장장) 조성 사업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 사업은 김성기 가평군수를 중심으로 인근 3개 시 지자체장이 공동 추진해왔다. 가평군이 부지를 대고 나머지 지자체가 사업비를 지원해 지역의 부족한 장사 시설을 해결하는 ‘윈-윈’이 가능한 사업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양해각서 체결 2년 만에 사업 추진 동력이 사라졌다. 일부 주민들의 공동 화장장 반대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따른 단체장 교체 등의 변수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민 반대에 멈춘 공동화장장 청사진

김 군수는 3선 지방자치단체장의 연임 제한으로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나머지 남양주·포천·구리시 등도 새 지자체장이 출범할 경우 정책 변경 가능성이 있다. 이에 김 군수는 선택을 급선회했다. 공동 화장장 추진은 더는 어렵다고 보고 임기 내에 가평군만의 ‘단독 화장장’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김성기 가평군수. 가평군

김성기 가평군수. 가평군

김 군수는 2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2개월여 남은 임기 내인 오는 6월 말까지 ‘가평군 단독 화장장’ 입지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동 화장장이 아닌 단독 화장장을 원하는 마을이 몇 곳 있다”며 “다음 달 단독 화장장 입지 공모를 진행한 뒤 심의를 거쳐 임기 내인 6월 말까지 입지를 확정 짓고 퇴임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평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조감도. 가평군

가평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조감도. 가평군

기피시설 결정 주민 눈치에 좌우

기피 시설이지만, 지역에 시급한 것이라면 누군가는 결정해야 할 일이라는 게 김 군수의 입장이다. 그는 “다만 4개 지자체가 함께 사용하는 공동 화장장은 현재 주민 반대가 심한 만큼 일단 가평 단독 화장장부터 건립한 뒤 지역 여론에 따라 향후 공동 화장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나는 후임 군수와 달리 임기가 완전히 끝나기 때문에 주민 눈치 안 보고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가평군이 시작한 이 사업은 2020년 5월 남양주시와 포천시가 공동 장사시설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같은 해 9월에는 구리시도 함께 하기로 했다. 4개 시·군은 공동형 장사시설을 가평에 짓는 대신 나머지 3개 시가 인구 비례 등을 기준으로 사업비를 더 내기로 했다.

공동형 장사시설은 2026년 3월 개장을 목표로 추진됐다. 30만㎡에 화장로 10기 내외, 봉안시설, 자연장지, 장례식장, 부대시설 등이 예정됐으며 총사업비는 1100억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두 차례 후보지 선정 공모에서 응모한 마을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일부 주민은 공동형이 아닌 단독형을 요구했다. 가평군수에 대한 주민소환까지 추진되면서 사업은 흐지부지됐다. 유치 지역 인센티브로 낙후 지역이 발전하는 효과도 점점 퇴색됐다.

가평ㆍ남양주ㆍ포천 공동 장사시설 양해각서 체결식. 가평군

가평ㆍ남양주ㆍ포천 공동 장사시설 양해각서 체결식. 가평군

남양주·포천·구리시도 대책 찾아야

가평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8.9%가 장사시설 건립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가평군 주민들은 관내 화장장이 없어서 타 지역 주민보다 10배 넘게 비싼 이용료를 내며 강원도 인제·속초 등지의 장사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공동 장사시설을 추진하던 3개 시도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포천시의 한 관계자는 “공동 장사시설 조성이 벽에 부딪혀 안타깝다. 우리도 단독 화장장 조성 등의 자구책 마련에 조속히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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