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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바닥 뚫는데 리츠는 신고가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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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높아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파고에 투자자들이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방주’로 몰려들고 있다. 증시가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리츠가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는 것이다. 주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제공해 위험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전문가 그룹이 부동산과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운용한다. 이에 따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개인 투자자가 비교적 소액으로 알짜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다.

국내 상장 리츠 주요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국내 상장 리츠 주요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에 상장한 리츠 19개 종목은 올해 들어 평균 8.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1% 하락했다.

TIGER 리츠 부동산 인프라 ETF.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TIGER 리츠 부동산 인프라 ETF.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날 코람코더원리츠는 전 거래일보다 2.65% 오른 6590원에 거래를 마치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지난 21일부터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 경신 행진 중이다. SK리츠(1.30%)와 미래에셋글로벌리츠(2.78%), 신한서부티앤디리츠(1.80%)도 이날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최근 한 달간 롯데리츠와 이즈밸류리츠 등도 고점을 깼다.

리츠 상장지수펀드(ETF)도 돈을 끌어들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한 달간(3월 28일~4월 22일)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 32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전체 ETF 개인 순매수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TIGER 리츠부동산 인프라는 올해 들어 8.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1.1%)과 비교하면 괄목할 성과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국내 리츠 투자상품이 ETF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들어가는 건 이례적”이라며 “상업용 오피스 등 국내 실물 부동산 가격이 오르며 투자 매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배당도 리츠의 강점이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평균 배당수익률은 7.1%다. 현재 시중은행 정기예금(약 2%)보다 3배 이상 높다. 리츠에 따라 분기, 반기 혹은 연 1회 배당을 한다.

올해 코스피 변동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올해 코스피 변동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리츠로 돈이 몰리는 건 수익률과 배당에 더해 헤지(위험회피) 효과 때문이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인플레로 인한 금리 인상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임대료로 전가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리츠의 주요 편입 자산인 상업용 오피스와 쇼핑몰, 호텔 등은 대표적인 리오프닝(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오르면 오피스와 리테일 시설, 호텔처럼 입지가 중요한 전통형 부동산의 매력이 부각되는데 최근 이러한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1년 도입된 리츠의 자산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리츠 자산 규모는 78조3288억원으로 5년 전(약 35조원)보다 2배 이상 커졌다. 같은 기간 리츠 수도 200개에서 326개로 늘었다. 이 중 주식 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19개로, 2020년(7개)보다 2.7배 늘었다. 올해도 3~4개의 대형 리츠가 추가 상장될 예정이다

배상영 대신증권 글로벌부동산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SK리츠 등이 상장하며 대형 리츠가 속속 나오고 있다”며 “이미 상장한 리츠들도 증자에 성공하며 리츠의 평균 시가총액이 45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리츠에 투자할 때는 자산 편입이나 자산 가치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따져봐야 한다. 홍지환 연구원은 “리츠 가운데 개발업을 진행하거나 자산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당 수익률과 배당 주기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리츠는 연 5~6% 이상 배당금 지급을 목표로 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배당금이 지급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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