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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번만 업로드 SNS ‘비리얼’, 인스타·틱톡 라이벌 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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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촬영 버튼을 누르면 전·후면 카메라가 동시에 촬영한다. 사진도 동시에 업로드된다. [사진 비리얼]

촬영 버튼을 누르면 전·후면 카메라가 동시에 촬영한다. 사진도 동시에 업로드된다. [사진 비리얼]

평일 오후 2시, 휴대폰에 갑자기 ‘비리얼 할 시간(Time to BeReal)’이라는 알림이 뜬다. 주어진 시간은 단 2분. 그 안에 사진을 찍어 비리얼 앱에 올려야 한다. 조금 전까지 마시던 커피잔을 찰칵. 동시에, 촬영 버튼을 누르던 내 민낯도 전면 카메라로 찍혔다. 얼결에 셀피와 커피잔 사진을 동시에 업로드 완료.

이 당황스러운 소셜미디어가 요즘 미국·영국에서 장안의 화제다.

영국 타임지는 21일 비리얼(BeReal)을 ‘인스타그램의 라이벌’이라며 그 인기 요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모바일 분석업체 데이터ai에 따르면 비리얼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500만건이 넘었다. 이 중 65%, 약 320만건이 올해 발생했다.

소셜미디어 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비리얼 본사에 서비스 철학을 물었다. 회사는 e메일로 답변을 보내왔다.

‘비리얼’은 90년대생 창업자 알렉시스 바레야(27)와 케빈 페레루(31)가 2020년 공동 창업해 내놓은 서비스다. 두 사람은 프랑스의 혁신 IT 교육 기관 ‘에꼴42’에서 함께 소프트웨어를 공부한 학업 동기다. 에꼴42는 졸업장, 교수, 학비가 없는 3무(無) 시스템이 특징. 졸업생 100%가 취업하거나 창업에 성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리얼의 시작은 “(창업자인)바레야가 본인의 친구들이랑 연락하고 싶어서”였다. 목적은 페이스북과 비슷하지만, 비리얼은 기존 소셜미디어의 규칙을 정면으로 거부한다. 우선 비리얼은 단순한 사용 방식을 추구한다. 카메라로 동시(전·후면)에 촬영한다. 여기에 필터·편집 버튼을 지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사진을 올려야 친구들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훔쳐보기’도 금지다. 비리얼 측은 “팔로워·좋아요 수나 필터에 집중하지 않고, 이용자들을 진정성(authenticity)과 즉흥성(spontaneity)으로 잇고 있다”고 강조했다.

‘꾸미지 않은 날 것의 사진들을 하루에 한 번만 올릴 수 있다’는 컨셉에 반응한 건 20대 초중반의 대학생들. 지난달 미국·영국·프랑스에선 인스타그램·스냅챗·핀터레스트에 이어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4위에 올랐다. 지난해 6월엔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탈(VC) 안드레센 호로위츠 등으로부터 3000만 달러(약 374억원)를 투자 유치했다. 하지만, ‘넥스트 틱톡’을 꿈꾸는 소셜미디어들이 많다는 점에서 비리얼의 미래도 여전히 안개 속이다. 북미 최대의 IT 매체인 테크크런치는 비리얼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컨셉의 소셜미디어는 아니다”라며 “진짜 사람들의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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