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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던지고도 못 웃는 ‘동병상련 에이스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양현종(34)과 KT 위즈 고영표(31)가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였다. 잘 던지고 있는데 승운이 좀처럼 따르지 않는다.

양현종

양현종

양현종은 올 시즌 4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 중이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로 선발 투수 임무를 완수했다. 그런데도 아직 승리 없이 2패만 떠안고 있다.

출발부터 불운했다. 양현종은 지난 2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6이닝 4실점 하고 패전 투수가 됐는데, 4점이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야수들의 실책과 느슨한 플레이가 실점의 빌미가 됐다. 올 시즌 유일한 원정 경기였던 지난 8일 SSG 랜더스전에선 6이닝 무실점하고도 승패 없이 물러났다. KIA는 이날 1점도 얻지 못하고 0-3으로 졌다.

홈구장인 광주로 돌아와 14일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 3실점)과 20일 두산전(7이닝 1실점)에 연이어 등판했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KIA는 롯데전에서 2-3으로 졌고, 두산전에선 양현종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동점을 허용했다. 팀 복귀 후 첫 승리로 가는 길이 험하기만 하다.

고영표

고영표

KT 선발투수 고영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3으로 호투했지만, 1승 2패에 머물고 있다. 2점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 중 양현종 다음으로 승수가 적다. 이닝 당 출루허용(0.64)이 SSG 윌머 폰트(0.63)에 이은 2위인데도 1승에 그치고 있다.

고영표도 매 경기 잘 던졌다. 시즌 첫 등판이던 지난 6일 SSG전에선 1회 초 3점 홈런 한 방을 맞았을 뿐, 8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이날 KT 타선이 한 점도 뽑지 못하고 0-3으로 져 패전 투수가 됐다. 12일 두산전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역시 팀이 1점만 뽑는 데 그치면서 시즌 2패째를 안았다. 유일하게 승리를 따낸 경기는 지난 19일 LG전. 7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맞고 무실점으로 막아 어렵게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다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패 없이 돌아서야 했다. KT가 연장 접전 끝에 1-2로 졌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순위

프로야구 순위

공교롭게도 두 팀의 성적 역시 에이스의 불운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난해 9위였던 KIA는 올 시즌 주전 외야수 나성범을 영입하고 에이스 양현종까지 돌아오면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지만, 6위에 머물고 있다. 9승 10패로 아직 승률이 5할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KT도 여전히 7위(8승 11패)에 머물러 있다. KIA와 KT는 이번 주중 수원에서 맞붙는다. 두 팀 모두 상대방을 제물로 상위권 도약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양현종은 26일 수원 원정 경기에서 첫 승을 노린다. KIA는 5위 키움 히어로즈를 1.5경기 차로 뒤쫓고 있다.

KT는 5~6위 팀과 잇따라 3연전을 치른다. 고영표는 KIA와의 주중 3연전엔 출전하지 않는다. 로테이션에 따라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영표에게도, KT에게도 속 시원한 승리가 필요한 한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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