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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되면 쿼드 가입 긍정검토…용산 집무실은 국민의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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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이 곧 초대받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지난 24일자(현지시간) 온라인에 실린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 강화와 대북 억지력 증강, 일본과의 관계 회복 의지를 강조했다.

WSJ는 지난 주말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에서 윤 당선인을 만났다. 신문은 윤 당선인 책상 뒤편 선반에 빨간색 권투 글러브(사진) 한 쌍이 눈에 띄게 진열돼 있다고 전했다. WSJ는 “1977년 세계 타이틀 경기에서 네 번이나 쓰러지고도 세계 챔피언이 된,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 파이터 중 한 명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갑은 ‘4전 5기’ 신화의 주인공 홍수환 선수가 대선 유세장에서 윤 당선인에게 선물했다. 윤 당선인은 “그는 다시 일어섰고, 이길 수 있었다”면서 “그것은 상징성을 가진다.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싸워라”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권투 글러브

권투 글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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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윤 당선인이 청와대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민 소통 강화를 위해 새 대통령 집무실 명칭 공모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WSJ는 “(윤 당선인은) 국민에게 이름 짓는 것을 도와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그는 그사이에 ‘국민의 집(People’s House)’이라는 자기식 이름을 생각해 냈다”고 전했다. ‘People’s House’는 백악관의 애칭이다.

윤 당선인은 미·중 갈등이 한국에 ‘제로섬’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중 간 평화와 공동 번영, 공존을 보장하는 방법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미·중 간 계속되는 긴장은 한국에는 기회이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외교정책에서 모호한 태도를 보이거나 우왕좌왕(flip-flop)하는 것으로 보인다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2018년 이후 축소된 한·미 연합훈련을 올가을이나 내년 봄까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 규모나 정확한 시기는 확실하지 않지만 어떤 결정도 미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강경한 대북 정책을 구상하고 있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첫 조치에 나선다면 현 정부가 약속했던 인도적 지원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군비 축소 조치의 예로 핵시설에 대한 외부 사찰단 방문 허용을 들었다. 북한이 그렇게 한다면 대북 투자 활성화를 지원하고 기술에 관한 중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공격이 임박해 보일 경우 선제타격 능력 등 대북 억지력 강화에 대한 바람을 표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미국과 핵무기를 공유하거나 배치하는 것은 고려 중인 선택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다. 대신 보다 강력한 정보 공유 또는 더 많은 야전 훈련 수행을 포함하는 확장 억지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WSJ는 “그의 인수위 사무실 책상 위에는 아이폰이 하나 놓여 있었다”며 윤 당선인이 삼성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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