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통상산업부 차관 시절, 해당 부처 산하 공기업과 한 후보자의 집을 임차했던 미국계 기업이 130억원대 수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25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 후보자가 통상산업부 차관이던 97년 5월 한국가스공사와 미국 글로벌 정유사 모빌 측은 당시 한화 133억원 규모의 시행 용역 계약을 추가 체결했다.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었다.
앞서 한 후보자가 통상산업부 통상무역실장이던 96년 3월, 모빌의 다른 자회사 모빌EHS사가 통상산업부 산하 한국가스공사와 안전관리 5개년 발전계획 관련 1차 용역을 체결한지 1년 2개월여 만이다.
이 같은 계약 사실은 당시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가스공사 국정감사에서 박광태 새정치국민회의 의원은 “가스공사가 모빌EHS에 용역을 주기 위해 불공정하고 부정한 방법에 의해 평가결과까지 조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가스공사 직원들이 모빌EHS 제의에 따라 해외 교육 출장을 다녀오기 전에는 가스공사 내부적으로 사업 계획조차 없었고, 계약 방식도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었다는 것이다.
한 후보자는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서울 종로구 신문로 주택을 미국 통신업체 에이티앤티(AT&T)와 모빌사의 자회사인 모빌오일코리아에 임대, 6억 2000만원의 임대소득을 올린 바 있다.
이에 한 후보자 측은 주택 임대와 모빌EHS 계약과의 관련성에 대해 임대차 계약은 부동산에 일임해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 통상산업부 차관이 산하기관의 업무까지 관여했다고 보는 건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 측은 “모빌사의 수많은 자회사 중 한 곳에 우연히 자택을 임대한 것일 뿐, 모빌 본사는 물론 그 어떤 자회사 사업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후보자가 근무했던 모든 부처의 크고 작은 문제를 전부 후보자 개인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한 시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