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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 "코로나 백신 3상 성공"...엔데믹 코앞인데 어떻게 활용될까

중앙일보

입력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합성항원(단백질 재조합) 방식으로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 [SK바사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합성항원(단백질 재조합) 방식으로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 [SK바사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는 25일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시험에서 대조백신 대비 우수한 면역반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SK바사는 이달 내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되는 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식약처 허가가 나올 경우 국산 1호 백신이 탄생하게 된다.

SK바사 “백신 3상 임상 결과 우수해”

SK바사는 이날 합성항원(단백질 재조합) 방식으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3상 분석 결과에서 대조백신 대비 우수한 면역반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물질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과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SK바사와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가 공동 개발했다.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면역증강제가 적용됐다.

SK바사는 그동안 고려대 구로병원 등 국내 16개 임상 기관과 태국, 베트남,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필리핀 등 해외 5개국에서 만 18세 이상 성인 4037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면역원성 측면에서 대조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대비 우위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SK바사 “중화항체 수준, AZ보다 월등히 높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SK바사에 따르면 GBP510 접종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중화항체 수준이 대조백신 접종자 대비 월등히 높았다. 또 임상 대상자 중 GBP510 접종 후 중화항체가 4배 이상 상승한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는 ‘항체전환율’ 역시 대조백신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데이터는 이달 중 확보할 예정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정부와 보건당국, 국제기구와 연구기관,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이 연합해 한마음으로 지원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한뜻으로 응원해준 덕분에 지금의 성과가 있었다”며 “GBP510의 성공적인 개발을 통해 전 세계 방역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백신 주권 국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사명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식약처는 SK바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품질자료에 대한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다. SK바사가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한 뒤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게 되면 정식 검토에 들어가게 된다. 2020년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년여 만에 첫 국산 백신 상용화가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엔데믹 목전인데…전문가 “백신 주권은 국가 안보 차원”

일별 누적 백신 접종 인원.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일별 누적 백신 접종 인원.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일각에선 엔데믹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백신이 상용화돼도 설 자리가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 백신이 대세가 됐고, 누적 확진자가 1600만명을 넘어가 국민 3명 중 1명은 자연 감염된 터라 백신 접종에 대한 의지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국산 백신 개발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산 백신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라며 “화이자나 모더나는 mRNA 기술 개발을 20~30년 전부터 해오다가 이번에 결과를 냈다. 우리가 그렇게 투자한 것도 아닌데 이 정도 결과가 나온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기술 확보가 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며 “백신 주권은 국가 안보 차원이기 때문에 반드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백신의 기본 플랫폼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도 수월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의 경우 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본 백신 플랫폼을 만들어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는 “이번 결과는 징검다리 정도라고 본다. 앞으로 나올 변이에 맞춰 시퀀스(배열) 업데이트가 가능할지, 부스터샷 접종에 대한 임상 데이터는 어떻게 나올지 등을 계속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산 백신 상용화시 어디에 쓰일까 

정부는 지난해 12월 SK바사의 코로나19 백신(GBP510)을 최대 1000만 회분 선구매키로 결정했다. SK바사가 자체 개발한 ‘GBP510’ 백신은 인플루엔자나 B형 간염 등 기존 백신과 같은 합성 항원 방식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투여하면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자극해 중화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냉장 보관과 유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통 백신 제조방식이라 기존 코로나19 백신에 거부감을 가진 미접종자를 설득하기가 보다 수월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선 미접종자 접종이나 4차 접종 등에 사용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다만 정재훈 교수는 미접종자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아청소년 접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기존에 나온 백신도 성인을 대상으로 접종해 결과를 보고 소아청소년에게까지 확대됐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우주 교수는 “후발주자라고 하지만 분명 니치시장(틈새시장)은 있다. 아프리카나 동남아 등을 타깃팅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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