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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마크롱 재선 성공 일성은 '통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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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에펠탑 앞 샹드마르 광장에 나타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에펠탑 앞 샹드마르 광장에 나타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5·전진하는 공화국·REM)이 24일(현지시간) 치러진 2022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58.3%의 지지를 얻어(개표율 99% 기준) 재선에 성공했다. 마린 르펜(54·국민연합·RN) 후보 득표율은 41.7%에 그쳤다. 이에 따라 2017년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운 마크롱 대통령은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프랑스 대통령이 됐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주요 약력.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주요 약력.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당선 윤곽은 이날 오후 8시에 발표된 표본 조사 결과에서 일찌감치 나타났다. 1969년 이후 역대 최저 결선 투표율(72%) 속에 마크롱 대통령이 16%포인트 가량 르펜 후보를 따돌린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30분쯤 에펠탑 앞 샹드마르 광장에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프랑스의 톨레랑스 정신을 상징하듯 다양한 인종의 어린이, 청소년도 마크롱 부부와 함께 걸어 들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단에 서서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프랑스 사회의 통합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그는 또 “여러분이 나의 사상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극우의 사상을 막기 위해 나에게 투표했다는 것을 안다”며 “이 투표가 나에게 (어떤) 임무를 주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모두를 위한 대통령 될 것"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과 그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신화통신=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과 그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신화통신=연합뉴스]

르펜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얻은 득표율(약 42%)을 가리켜 “이 자체가 승리”라며 “수백만 동포가 우리를 선택했고, 프랑스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우리의 결의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이 이끌 향후 5년은 “지난 5년 만큼 잔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르펜은 5년 전 결선(33%)보다 약 9%포인트 더 지지 받았다.

마린 르펜(국민연합) 후보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마린 르펜(국민연합) 후보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결선 투표의 ‘킹 메이커’로 여겨진 장뤽 멜랑숑(71·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는 “프랑스는 르펜 후보를 거부했다”면서도 “마크롱 대통령은 기권의 바다에서 살아 남았다”고 꼬집었다. 르펜과 멜랑숑 후보는 소감 끝에 6월에 있을 총선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을 일제히 환영했다. 샤를 미셸 EU 의회 의장은 “친애하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따뜻한 축하를 보낸다”며 “이 격동의 시기에 유럽과 프랑스는 더욱 주권적인 EU를 위해 전적으로 헌신해야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로베르타 메솔라 EU의회 의장도 “강한 EU를 위해 강한 프랑스가 필요하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프랑스 유권자들은 오늘 유럽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내왔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친구인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한다”며 프랑스어로 트윗했다.

전국 곳곳 반대 시위…경제 회복도 과제

프랑스 리옹 지역의 거리에서 24일(현지시간) 밤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A{=연합뉴스]

프랑스 리옹 지역의 거리에서 24일(현지시간) 밤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A{=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재확인된 프랑스 사회의 분열을 봉합하고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화된 프랑스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르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당선 후 파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반 마크롱 시위’부터 맞이해야 했다. 주로 젊은 ‘반 자본주의자’ ‘반 파시스트주의자’로 구성된 수백명의 시위대가  도시 별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들은 “투표함에서 얻지 못한 것은 거리에서 얻을 것이다”라는 현수막을 펼친 후 “마크롱은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낭트 시내 중심가에서는 450명의 시위대가 횃불과 “혁명의 필요성”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나타났다. 파리 중심부에서도 250~300명의 시위대가 “마크롱 퇴출”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결선투표율은 72% 반세기만에 최저치 

이번 대선에 기권한 유권자의 비율은 28%로 1969년 이후 최고치였다. 르몽드는 “극우 후보의 지지율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2017년 결선투표 당시 마크롱 대통령(66%)과 르펜 후보의 격차(33%포인트)가 5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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