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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인수 시도, 트위터에 어떤 영향 줄까?[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오늘은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사겠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트위터(TWTR)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트위터는 한국에서 엄청나게 인기있는 서비스는 아니고, 미국에서도 2010년대 들어 사용자가 줄어들다가 트럼프 대통령 덕(?)에 활기를 뗬던 플랫폼 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진짜 사는 거냐 하는 문제는 후반부에 다루기로 하고 일단 트위터 회사 상황부터 좀 들여다보기로 합니다.

트위터 로고. 셔터스톡

트위터 로고. 셔터스톡

미국(가입자 7690만명) 밖에선 일본(5895만명)이 트위터를 많이 쓰고요. 인도(2360만명), 브라질(1905만명) 등 순입니다. 중국에선 아시다시피 막혀 있습니다. 물론 주가나 돈을 버는 측면에선 가입자 수나 클릭 수 이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가 않고요. 얼마나 진짜로 자주 들어와서 글을 남기거나 광고를 보고 나가는지가 중요합니다.

트위터는 이 ‘진짜 지표’를 mDAU(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일일 적극 사용빈도)라는 것으로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공표하고 있습니다. 작년말 트위터의 mDAU는 2억1700만인데 트위터 경영진은 내년말까지 이걸 3억1500만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가이던스를 내놨습니다. 또 작년 매출이 50억7700만 달러(약 6조2726억원)였는데, 내년 매출 목표는 75억 달러 입니다.

트위터 피드. 셔터스톡

트위터 피드. 셔터스톡

이 두 개의 숫자(mDAU와 매출 타깃)가 트위터의 앞날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메타.. 입에 안 붙음..) 등을 막아놓은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 규모는 2800억 달러(약 346조원)로 추산되는데요. 트위터의 광고 매출이 37억 달러니까 시장의 한 3%를 먹고 사는 셈입니다. 그러니까 트위터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만, 유저의 대부분은 트위터를 그냥 뉴스(속보) 보는 용도로 활용하기 때문에, DAU 측면에서 구글과 페이스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세인 게 현실입니다.

돈을 벌어들이는 광고의 형태도 구글과 페북이 직접반응(Direct Response) 광고가 주종을 이루는 반면, 트위터는 여전히 브랜드 광고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브랜드 광고는 쉽게 말해 그냥 광고(예: 삼성전자 트윗을 제일 위에 올려줌)이고, DR 광고는 예컨대 내가 검색한 검색어와 관련된 광고를 띄워준다든지, 친구를 끌어오면 혜택을 준다든지 하는, 소비자의 직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광고 입니다.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 셔터스톡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 셔터스톡

이처럼 구글, 페북이 넘사벽이다 보니 월가에서도 트위터 경영진이 내세운 mDAU와 매출 타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영업마진 타깃(10%대 중반)은 달성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있는데요. 트위터가 DR 광고를 확대하기로 했고, DR 광고는 브랜드 광고에 비해 영업이나 마케팅 비용이 현저히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좀더 실속있는 장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입니다(도이치방크).

간단히 정리하자면 트위터는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는 좀 어려워 보이지만, 뉴스 사이클에 따라 찾아오는 사용자가 마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근근히 수익이 나긴 하겠구나, 뭐 이런 스토리가 되겠습니다.

2019년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러 엘리제궁을 방문한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셔터스톡

2019년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러 엘리제궁을 방문한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셔터스톡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작년에 영업손실 4억9300만 달러를 기록했길래 '아, 이 회사가 드디어 망하나?' 하고 봤더니.. 2016년에 지표흐름이 좋지 않자 mDAU를 제대로 공표하지 않고 월간(MAU)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다가 투자자에 의해 집단소송을 당했습니다. 합의금 약 8억 달러가 일회성 반영된 결과인데요.

이런 점은 소셜미디어 기업에 투자하는 리스크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트위터는 재작년에도 무슨 개인정보 보호법을 어겨서 미국 공정위(FTC)에 1억5000만 달러의 벌금을 낸 적이 있습니다. 이밖에 정치적인 논쟁에 휘말릴 수도 있습니다. 작년 11월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CEO 자리에서 내려온 데는 미국 양대 정당이 서로, 트위터가 극단적인 콘텐트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난한 점이 작용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셔터스톡

일론 머스크. 셔터스톡

자, 그럼 마지막으로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가능성을 살펴보겠습니다. 한 마디로 현재로선 다들 싫어하는 분위기인데요. 그렇다고 아예 길이 막힌 것도 아닙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필요한 460억 달러를 조달할 구체적인 계획을 21일(현지시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는데요. (이 소식에 테슬라, 트위터 주가가 둘 다 떨어졌습니다.) '나 진짜 트위터 살거야'라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테슬라 주식담보대출 125억 달러를 포함해 총 255억 달러의 대출을 모건스탠리 등에서 받고, 210억 달러의 자기자본조달을 하겠다고 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라고들 하지만 당장 쓸 수 있는 현찰은 부족한 편입니다. 테슬라 주식이나 스페이스X 비상장 주식을 팔 수 있지만 엄청난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경영권도 약해집니다. 그럼 은행 대출은 어떤가? 테슬라는 임원이 주식가치의 25%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주식가치는 1760억 달러, 이론적으로 430억 달러를 빌릴 수 있는데요. 게다가 이미 트위터 지분 9%가 있으니 390억 달러만 있으면 됩니다.

모건스탠리는 일론 머스크의 금융자문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모건스탠리는 일론 머스크의 금융자문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그런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보면 머스크는 개인 대출로 이미 8800만주를 끌어다 썼습니다. 더욱이 은행이 특정 주식 한 종목을 담보로 큰 돈을 대출해 줄 리가 만무합니다. 테슬라 주가처럼 널뛰기를 반복하는 주식은 더 그렇습니다. 여기에 머스크의 성질머리도 걸림돌입니다. 기업에 큰 돈을 빌려주는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CEO와 원수를 져서 "테슬라와는 절대 거래하지 않겠다"고 한 상황입니다.

트위터 이사회는 '포이즌 필'을 들이대며 머스크의 인수를 어렵게 할 모양새인데요. 머스크도 자기 트위터 계정에 'Love Me Tender'를 올리며 텐더 오퍼, 즉 주식공개매수에 나설 기세입니다.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의 예측 불가능한 캐릭터를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를 비공개로 전환할 것이다. 투자금도 다 마련했다"고 트위터에 허풍을 떨었다가 SEC와 2000만 달러 벌금에 합의하고, 테슬라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도 내려왔습니다.

클라우드 회사 세일즈포스의 마크 비니오프도 2016년에 트위터를 정말 사고 싶어했는데, 세일즈포스 주주들이 극렬히 반대해서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근근히 살아가길 원한다면

※이 기사는 4월 22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널리 공유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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