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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ETF, 뉴욕증시 상장벨 울린다…작년 한국 수익 성적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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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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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공연을 열었다. [사진 하이브뮤직]

BTS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공연을 열었다. [사진 하이브뮤직]

K팝이 미국 금융투자업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투자하는 K팝 상장지수펀드(ETF)가 뉴욕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처음 K팝을 앞세운 ETF가 등장, 코스피가 부진한 동안에도 석 달 새 5.7% 올랐다.

“K팝 영향력 금융업계로 확장”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ETF 플랫폼 익스체인지 트레이디드 콘셉트(Exchange Traded Concepts·ETC)가 K팝 ETF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K팝의 영향력이 금융업계로 확장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TF는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로, 일반 펀드보다 거래가 편리하고 수수료가 낮다. 특정 증시나 업종,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ETC의 초기 투자 설명서에 따르면 이번에 출시될 K팝 ETF는 순자산의 최소 80%를 한국 CT인베스트먼트가 고른 한국 음악·영화·드라마·예능 관련 종목에 투자한다.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을 앞두고 있다. ETC의 자산운용 규모는 지난 2월 기준 86억달러(약 10조 6941억원)다.

CT인베스트먼트는 한국 콘텐츠테크놀로지스의 자회사다. 약 2900억원의 음원 지식재산권(IP) 자산운용액(AUM)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음원 IP 매니지먼트사 비욘드뮤직의 자매 기업이다.

블룸버그는 “한국 대중음악은 2012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후로 지속적으로 팬층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난 2월 방탄소년단(BTS)은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아델을 제치고 국제음반산업협회로부터 올해의 글로벌 레코딩 아티스트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헨리 짐 애널리스트는 ETC의 K팝 ETF에 대해 “틈새시장을 겨냥한 상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타당한 투자 요인에도 불구하고, 이 상품의 상업적인 매력을 측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K팝 투자 ETF 3개월간 5.7% 수익  

국내에서 K팝에 투자하는 ETF는 현재 3개다. 지난해 7월 가장 먼저 K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등장한 ‘하나로(HANARO) Fn K팝&미디어’는 지난 3개월간(1월 24일~4월 22일) 5.7%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2600~2700선에서 등락을 지속하며 3.4%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K팝에 투자하는 ETF HANARO Fn K-POP&미디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K팝에 투자하는 ETF HANARO Fn K-POP&미디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한 이 ETF는 BTS가 소속된 하이브에 대한 투자 비중이 20.4%에 달한다. 전적으로 해외 공연을 재개한 BTS가 견인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이브 외에도 JYP(12.8%), CJ ENM(11.7%), SM(10.6%), YG(6.3%) 등 K팝 관련 기업에 골고루 투자한다. ‘4대 기획사(하이브·SM·JYP·YG)’에 대한 투자 비중은 50.1%로 절반이 넘는다.

K팝에 투자하는 ETF TIGER 미디어컨텐츠.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K팝에 투자하는 ETF TIGER 미디어컨텐츠.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또 다른 K팝 ETF 상품인 ‘타이거(TIGER) 미디어컨텐츠’도 같은 기간 4.1% 수익을 냈다. 이 ETF는 CJ ENM(10.8%)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가장 크다. 이밖에 JYP(9.6%), SM(9.6%), 하이브(8.9%), YG(6.6%) 등 주요 엔터사 투자 비중은 34.6%다.

K팝에 투자하는 ETF K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K팝에 투자하는 ETF K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금융전문가들은 “ETF의 경우 상품명보다 투자 종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조언은 K팝 ETF에도 적용된다.가령 ‘코덱스(K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상품명에 ‘엔터테인먼트’가 들어가지만, 게임사 투자 비중이 높다.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넷마블, 펄어비스 등 IT·게임회사에 대한 투자 비중이 60%가 넘고, 하이브(8.6%), JYP(2.0%) 등 K팝 관련 기업에는 10% 정도다. 이 상품은 지난 3개월간 10.8% 손실을 봤다.

엔터사, 코로나19 리오프닝 수혜주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대표적인 수혜주로 엔터사를 꼽는다. 세계 각국의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규모 오프라인 공연과 해외 투어가 2년여 만에 열리기 때문이다.

K팝 ETF는 최근 투자 주제가 다양해지는 금융업계 흐름을 반영한 상품이다. K팝이 해외 금융 상품으로 등장할 정도로 성장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주의도 필요하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테마형이나 특정 분야에 투자하는 ETF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 경우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클 수 있고 분산 효과가 떨어진다”며 “분위기에 쏠려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이나 변동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꼼꼼히 살핀 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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