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북지사 경선 중 道기관 압색, 무슨 일?…안호영·김관영 '당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북경찰청이 지난 22일 공금 횡령 등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전북도 자원봉사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전북경찰청이 지난 22일 공금 횡령 등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전북도 자원봉사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경찰, 전북도 자원봉사센터 압수수색 

경찰이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도 산하기관을 압수수색했다. 이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1차 경선을 통과한 김관영 전 국회의원과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 등 두 후보 캠프 모두 수사 배경과 결선 투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4일 “공금 횡령 등 혐의로 전북도 자원봉사센터(이하 센터)를 압수수색했으나, 선거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2일 센터를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전북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3선 출마 후 모든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키던 송하진 지사가 당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뒤 ‘정계 은퇴(4월 18일)’까지 선언한 지 4일 만에 도 산하기관이 경찰 수사 대상에 올라서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전북도지사 1차 경선을 통과한 김관영(왼쪽)·안호영 후보. 뉴스1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전북도지사 1차 경선을 통과한 김관영(왼쪽)·안호영 후보. 뉴스1

道 “영장에 횡령·개인정보 유출 기재”

전북도에 따르면 경찰이 센터 측에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횡령과 개인정보 유출 등 2가지 혐의가 적혀 있었다. 경찰은 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하기 전 센터 간부 A씨 자택에 들러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고, A씨는 압수수색 당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북도는 A씨와 A씨 부하 직원, 센터 고위직을 지낸 전직 도 간부 등을 사건과 직간접으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도 안팎에서는 “지사 측근 등이 센터에서 관리하던 도민 휴대전화 번호 등을 당사자 동의 없이 민주당 권리당원 모집에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경찰이 (횡령 사건과 관련해) 센터 직접 사업이 아니라 시·군이나 대학교 봉사 동아리 등이 사업 계획을 내면 수백만원씩 보조금을 지원해 주는 사업에 대해 조사했다고 들었다”면서도 “도가 센터에 예산을 주면 이사장·센터장이 이사회를 통해 모든 사업을 통제하는 구조여서 도는 사업에 관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시점이 선거 국면에 이뤄져 오해의 소지가 많고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것 같다”며 “도에서도 이사장에게 A씨를 만나 어떻게 된 일인지 진상을 파악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 후보가 지난 19일 전북도의회에서 송하진 전북지사 핵심 측근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 후보가 지난 19일 전북도의회에서 송하진 전북지사 핵심 측근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영 캠프 “경선 중 강제수사 상식적이지 않아”

김관영·안호영 두 후보 캠프 모두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며 경선 승리를 자신했었다. 경선은 20~23일 김윤덕(전주갑) 국회의원까지 3파전으로 치러졌다. 도민 선거인단과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각각 50%씩 반영됐다.

개표 결과 3위를 한 김윤덕 의원은 탈락했고, 과반 후보는 나오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1차 경선 마감 하루 전날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지역 정가에선 여러 의혹이 나온다.

김관영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경찰의 압수수색에 ‘동력’을 제공했는지 모르지만, ‘민주당 공천=당선’ 공식이 여전한 전북에서 경선이 가장 뜨거운 때 경찰이 강제수사에 들어간 건 상식적이지 않다”고 했다.

송 지사 측 한 관계자는 “지사 측근 대부분이 김관영 후보를 돕기 위해 한창 권리당원 투표 등을 독려하는 분위기였는데 (압수수색 이후) 조직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전북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전북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안호영 “경찰 수사 예의 주시…진상 밝혀야”

안 후보 캠프도 수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안 후보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그것(수사)이 선거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히 진상이 밝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를 미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성주 도당 위원장이 송 지사의 컷오프 배후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지어낸 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중앙당 차원에서 대선 패배 이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혁신 공천 필요성이 있었고, 특히 (전북지사) 교체를 바라는 도민 요구가 반영돼 공관위원들이 결정한 것”이라며 “저와 정 전 총리, 김 위원장이 가깝다 보니 송 지사 측근 일부가 (탈당·복당을 반복한) 김관영 후보 쪽으로 갈 명분이 없어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희생양을 찾고 핑계를 대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는 오는 26~29일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와 안심번호 선거인단 투표 50%를 합산하는 결선 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가 확정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