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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청년의 기술 도전을 응원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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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젊은 세대의 직업관이 변하고 있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사무실’을 나와 도배사, 목수, 해녀 등 현장 기술을 익히며 땀 흘리는 노동을 선택한 MZ세대가 늘고 있다. 2년의 도배 경험을 ‘청년 도배사 이야기’로 펴낸 배윤슬씨. 배씨는 도배가 땀 흘린 만큼 대가를 받고, 노력한 만큼 성장하는 정직한 일이란 점을 직업의 매력으로 꼽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명문대를 나온 배씨에게 “너 아직도 그일(도배) 하니?”라고 묻는다. 직업으로 귀천을 가르는 기성세대의 시선이자, 머리 쓰는 일은 높이고 몸 쓰는 일은 낮춰 보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이는 공단이 청년의 변화되고 있는 직업관에 발맞춰 기술습득을 통한 청년의 성장을 지원하고, 기술을 존중하는 사회문화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직업을 찾는 청년은 일 경험 기회가 제공되는 ‘청년 친화형 기업 ESG 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SG사업은 CJ올리브네트웍스 등 38개의 대·중견기업이 가진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청년에게 직무 훈련, 취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청년고용 응원 프로그램이다. IT, 목공, 스마트팜 영농, 음원 콘텐트 등 13개 분야에서 약 2400명의 청년에게 기술기반 일 경험을 통해 취업 및 창업을 지원한다.

다음으로 선취업 후 기술 역량을 키우는 일학습병행도 있다. 일학습병행은 기업이 청년 채용과 동시에 교육기관에서는 이론교육(Off-JT)을, 기업에서는 도제식 현장훈련(OJT)을 실시하여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능력을 현장에서 바로 습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청년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 직업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디지털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K-디지털 플랫폼(KDP)을 활용할 수 있다. 산업의 디지털 훈련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올해 20개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공단은 기술인을 존중하고 우대하는 풍토 조성을 위해 매년 우리나라 최고의 숙련기술인 ‘명장’을 발굴하고, 기술로 성공한 숙련기술인을 매달 ‘기능 한국인’으로 선정하고 있다. 이들은 후배 청년을 위한 기술 전수에 힘쓰고 있다.

기술직에 대한 편견을 깨며 자신만의 삶의 기준을 단련시키고 있는 배윤슬씨. 타인의 시선과 평가는 한순간이지만, 몸으로 체득한 기술은 한평생이라는 말에 요즘 세대의 직업선택 기준이 잘 드러난다. 청년들의 일자리 고민이 큰 지금, 기성세대의 ‘라떼’식 충고보다 소금기 배어나는 하루를 보낸 청년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낼 때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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