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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책협의단 “尹 친서에 한ㆍ일 관계 의지 담겼을 것”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한일정책협의단(이하 정책협의단)이 윤 당선인 친서와 함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만난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그간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개선될지 이목이 쏠린다.

한일의원외교포럼 공동대표를 맡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이끄는 정책협의단은 24일 오후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오는 28일까지 5일간 방일 일정을 소화한다.

국민의힘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단장인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이 24일 인천공항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표단은 28일까지 일본 정부, 국회, 재계 인사 등과 만날 계획이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단장인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이 24일 인천공항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표단은 28일까지 일본 정부, 국회, 재계 인사 등과 만날 계획이다.연합뉴스

정책협의단은 방일 기간 기시다 총리에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도 잇따라 예방할 예정이다.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게이단렌 회장과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이즈미 겐타(泉健太) 제1 야당 대표 등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두루 면담한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과는 오는 25일 만찬을 갖는다.

기시다 총리 면담 일정과 관련해 외교 소식통은 최근 중앙일보에 “오는 26일 면담할 가능성이 크지만, 총리 일정에 따라 27일로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에서는 북핵 문제를 포함해 위안부·조선인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가 언급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자민당 내에선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에 부정적 의견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총리 관저를 중심으로 윤 당선인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고려해, 일본 측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도 이와 관련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총리 면담을 조율하고 있고, 일본에 다녀온 성과에 관해서도 정책협의단이 직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서에 “한·일 관계 의지 담겼을 것”

정 부의장은 이날 나리타국제공항으로 일본에 입국해 윤 당선인의 친서를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한 윤석열 당선인의 의지와 기대, 일본의 긍정적인 호응에 대한 기대, 이런 의미가 담긴 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용과 관련해선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에 대해선 “주요 인사와의 면담은 우리가 기대하고 있고, 일본 측으로부터 답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를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통상 각국 정상 취임식 참석은 그 나라에서 결정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 부의장은 “최종적 결정사항을 통보받은 바는 없지만 세계 각국 어느 정상이라도 우리 취임식에 참석 의사를 보내주시면 최선의 예우를 갖춰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돌려 답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조선인 강제노동 문제 등 과거사와 관련해선 “당선인의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한 비전, 의지, 의중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 일차적인 목표”라면서 “최근 한·일 간 커런트 이슈(현안)에 대해 교섭이나 협상권을 갖고 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선인의 명을 받아 새로운 한·일 관계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임무를 갖고 일본 방문을 하게 됐다”며 방일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대결 심화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비춰볼 때 한·일 간의 협력, 한·미·일 간의 전통적 유기적 협력 체계의 복원과 정상화는 매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의미 있는 방문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의인 이수현씨 헌화로 일정 시작

24일 일본을 찾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이끄는 한일정책협의단은 첫 공식 일정으로 의인 이수현씨가 희생된 JR신오쿠보 역을 찾아 이수현씨를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24일 일본을 찾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이끄는 한일정책협의단은 첫 공식 일정으로 의인 이수현씨가 희생된 JR신오쿠보 역을 찾아 이수현씨를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정책협의단은 이날 첫 일정으로 도쿄 신주쿠에 있는 JR신오쿠보(新大久保)역을 찾아 의인 이수현씨를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 고(故) 이수현(1974∼2001) 씨는 일본 유학 중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고, 한·일 모두에서 이수현씨의 희생을 기렸다.

이날 오후 5시께 역에 도착한 정책협의단은 먼저 이수현씨를 기리는 표지석에 헌화했다. 묵념한 정책협의단 일행은 곧이어 계단으로 이동해 이수현씨가 목숨을 희생한 장소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정 부의장은 현장 관계자로부터 이수현씨가 희생된 과정과 장소에 대한 설명을 귀 기울여 듣고 짧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묵념을 마친 정 부의장은 기자들에게 “이수현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결국 양국 간의 선린 우호 관계를 바라는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라며 “아마도 하늘나라에서도 이수현 의인이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일 양국이 더욱더 마음을 다해 가까운 이웃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한편으로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출발선에서 새로운 모멘텀, 새로운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즈음”이라며 “이수현 의인의 희생정신이 양국의 서먹한 관계에 새로운 다리가 되어 발전적인 미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좋은 울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찾게 되었다”고 밝혔다.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은 정책협의단에는 정 부의장 외에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김석기 의원(국민의힘),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전문위원), 이상덕 전 주싱가포르 대사, 장호진 전 주캄보디아 대사,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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