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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었다고?” 우소 보나ㆍDKZ 재찬…드라마가 ‘살린’ 아이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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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고유림 역을 맡았던 우주소녀 보나(본명 김지연, 왼쪽)와 왓챠 '시맨틱 에러'에서 추상우 역을 연기한 DKZ 재찬. [사진 tvN, 왓챠]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고유림 역을 맡았던 우주소녀 보나(본명 김지연, 왼쪽)와 왓챠 '시맨틱 에러'에서 추상우 역을 연기한 DKZ 재찬. [사진 tvN, 왓챠]

“유림아, 펜싱 그만두고 아이돌 된 거야?”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펜싱선수 고유림을 연기한 우주소녀 보나(본명 김지연)의 무대 공연 영상에는 이같은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유림씨 가수였어?” “유림이가 아이돌을 연기하는 것 같다” 등 고유림을 연기한 배우가 아이돌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하는 내용이다.

보나는 2016년 데뷔해 올해로 7년 차가 된 걸그룹 우주소녀의 멤버지만, 그를 ‘우주소녀 보나’보다 배우 김지연으로 처음 접한 대중이 더 많은 모양새다. 과거에는 가수 활동으로 이미 인지도를 쌓은 아이돌 멤버가 연기에 도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보나와 같이 배우로 대중에게 먼저 눈도장을 찍고 아이돌로 ‘재발견’ 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보나는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주인공 나희도(김태리)가 선망하는 펜싱 라이벌이자, 훗날 단짝으로 발전하는 고유림을 연기했다. 김태리·남주혁 등 연기 경력이 화려한 배우들 사이에서 보나는 시청자들로부터 ‘신인배우인 줄 알았다’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매끄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펜싱선수 고유림을 연기한 우주소녀 보나(본명 김지연). [사진 tvN]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펜싱선수 고유림을 연기한 우주소녀 보나(본명 김지연). [사진 tvN]

걸그룹 우주소녀. 맨 윗줄 가운데가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고유림 역을 연기해 얼굴을 알린 멤버 보나. [사진 우주소녀 트위터]

걸그룹 우주소녀. 맨 윗줄 가운데가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고유림 역을 연기해 얼굴을 알린 멤버 보나. [사진 우주소녀 트위터]

드라마가 1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연기도 호평을 받으면서 보나의 활동도 이전보다 한층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17일 발표된 4월 걸그룹 개인 브랜드평판 분석 결과(한국기업평판연구소 발표)에서 블랙핑크 제니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보나는 드라마 출연 후 높아진 인기에 대해 “원래 모자와 마스크를 쓰면 (사람들이) 못 알아봤는데, 요즘은 바로 알아보시는 경우가 많다”며 차기작에 대해서도 “(제안이) 꽤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간 드라마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던 우주소녀의 Mnet ‘퀸덤2’ 촬영에도 조만간 합류해 배우로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팀 활동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시맨틱 에러’ 상우네 그룹 DKZ, 초동 100배↑ 

최근 컴백한 보이그룹 DKZ의 멤버 재찬도 드라마 출연 한 번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경우다. 재찬은 왓챠가 지난 2월 처음 공개한 BL(Boy’s Love) 드라마 ‘시맨틱 에러’에서 자신만의 원칙에 따라 생활하는 대학생 추상우 역을 맡았다. 남성 간의 사랑을 그리는 BL물 특성상 ‘시맨틱 에러’의 대중적 인기를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당장 재찬의 소속사도 그룹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출연을 망설였다고 한다.

지난 2월 공개된 왓챠 '시맨틱 에러'에서 추상우 역을 맡았던 DKZ 재찬. [사진 왓챠]

지난 2월 공개된 왓챠 '시맨틱 에러'에서 추상우 역을 맡았던 DKZ 재찬. [사진 왓챠]

지난 12일 여섯 번째 싱글 '체이스 에피소드 2. 마음'(CHASE EPISODE 2. MAUM)을 발매, 타이틀곡 '사랑도둑'으로 활동 중인 보이그룹 DKZ. [사진 동요엔터테인먼트]

지난 12일 여섯 번째 싱글 '체이스 에피소드 2. 마음'(CHASE EPISODE 2. MAUM)을 발매, 타이틀곡 '사랑도둑'으로 활동 중인 보이그룹 DKZ. [사진 동요엔터테인먼트]

하지만 “들어오는 섭외를 가릴 위치가 아니다.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23일 MBC ‘전지적 참견 시점’)는 마음으로 출연을 강행한 재찬의 선택은 말 그대로 DKZ를 ‘살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개 이후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왓챠 TOP10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시맨틱 에러’는 기존 BL팬 뿐 아니라 2030 여성층 전반을 사로잡았고, 드라마의 인기는 아이돌 출신 주연 배우 2인에게도 고스란히 확산됐다. 그룹 크나큰을 탈퇴한 박서함은 군복무 중이라 활동이 어렵지만, 2019년 데뷔한 DKZ 소속 재찬은 곧바로 ‘본업’으로 돌아가 팀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때마침 멤버 3명을 영입하고, 그룹명도 기존 ‘동키즈’에서 바꾸는 등 재정비를 마친 DKZ는 재찬의 화제성 덕분에 지난 12일 발매한 ‘사랑도둑’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이돌 그룹 인기의 척도인 앨범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도 처음으로 10만장을 넘겨 10만7965장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에 발매한 앨범이 기록한 1244장에 비해 약 100배 상승한 숫자다.

“웹드라마 등으로 경험 쌓은 뒤 호평”

이처럼 배우 활동으로 먼저 얼굴을 알리는 아이돌이 등장하는 흐름은 이미 인지도를 쌓은 아이돌이 연기에 도전하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과거엔 가수 활동으로 인기를 다져놓은 아이돌에게 드라마·영화 등에 출연할 기회도 열리곤 했다. 때문에 높은 인지도 하나를 바탕으로 덜컥 주연을 맡았다가 ‘발연기’라는 비판을 받는 사례도 부지기수였다.

반면 요즘 아이돌들은 데뷔 전부터 춤·노래뿐 아니라 연기 등 다양한 분야를 연마하는 데 더해, 웹드라마 등 작은 기회로 차근차근 경험을 쌓기 때문에 ‘배우로 먼저 뜨는’ 아이돌도 늘어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보나와 재찬도 각각 2017년 KBS ‘최고의 한방’과 2019년 웹드라마 ‘조아서 구독중’에서 조연으로 연기에 발을 들인 이후 조금씩 필모그래피를 넓혀간 이력이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와 달리 요즘 아이돌들은 처음부터 배우로서의 진로도 염두에 두고 연습생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고, 웹드라마와 같이 아이돌이 천천히 연기에 접근할 수 있는 콘텐트와 플랫폼도 늘어났다”며 “예전보다 연기력을 갖춘 상태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배역을 선택하는 아이돌이 많아지면서 대중의 편견 또한 줄어든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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