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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우리집에 놀러와요” 서울숲서 맛보는 특별한 ‘집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② 리브나 

“강강강강강강강강! 맛으로 꽉 찬 여덟가지 코스로 함께 나누는 즐거움”  

서울숲 인근에 자리한 리브나는 가장 특별한 집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은 리브나의 대표 요리인 라구 페스츄리. 사진 김성현

서울숲 인근에 자리한 리브나는 가장 특별한 집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은 리브나의 대표 요리인 라구 페스츄리. 사진 김성현


Story  

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영화와 사랑에 빠지는데 세 단계를 거친다는 이야기가 있다. 같은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이 첫 번째, 두 번째는 영화와 관련된 글을 쓰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무엇일까. 결국엔 직접 영화를 만들어 자기만의 영화를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숲과 성수역 사이 작은 골목에 문을 연 ‘리브나’는 음식과 사랑에 빠진 한 사람의 뜨거운 열정이 녹아 있는 공간이다.

서울숲 인근 작은 골목에 자리한 리브나는 최근 미식가들 사이에 꼭 가봐야할 곳으로 꼽힌다. 사진 김성현

서울숲 인근 작은 골목에 자리한 리브나는 최근 미식가들 사이에 꼭 가봐야할 곳으로 꼽힌다. 사진 김성현

IT 대기업을 다니다가 본격적으로 요리에 뛰어든 리브나의 기재필 대표는 약 10년 전부터 자신의 집에서 지인들에게 정성스레 음식을 대접했다. 시간이 갈수록 요리를 하는 즐거움과 음식을 나누는 행복감에 더욱 빠져들었다고. 그의 꾸준함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약 3년 전. 그가 차려낸 16코스의 음식은 식도락가와 미식가들 사이에서 어느새 그의 이름인 재필과 오마카세가 합쳐진 ‘재마카세’로 불리기 시작했다. 여느 레스토랑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던 그의 요리는 점차 입소문을 탔다.

결국 기 대표는 큰 결심 끝에, 재마카세를 하나의 공간으로 확장해 리브나를 기획했다. 회사에서도 재미를 느꼈던 그였지만, 요리하는 순간 자신이 진정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리브나가 시작됐다.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음식, 맛있는 추억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이곳의 초석이 되었다.

현재 리브나는 기재필 대표를 중심으로 김정진 셰프와 김민제 셰프, 최인수 매니저가 함께 꾸려가고 있다. 애정을 가진 일에 노력이 더해진 결과물을 맛보고 싶다면, 음식과 요리에 진심으로 빠져 있는 이들을 만나고 싶다면 리브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다.

리브나는 기재필 대표를 포함해 요리에 진심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공간은 이들의 열정만큼 따뜻한 분위기다. 사진 김성현

리브나는 기재필 대표를 포함해 요리에 진심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공간은 이들의 열정만큼 따뜻한 분위기다. 사진 김성현

Eat 

이탈리안과 일식에 애정을 쏟으며 오랜 시간 다듬어온 오너 셰프의 취향이 담겨있지만, 리브나의 음식을 특정 나라나 특정 스타일로만 정의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기본적으로 이곳의 콘셉트와 모토처럼 8개의 코스 전체가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음식’으로 구성돼 있다. 놀라운 것은 각 메뉴의 완성도다. 취미로 시작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퀄리티의 요리가 계속되며, 각 메뉴는 마치 정성스럽게 만든 선물이라는 인상을 준다.

3~4년간의 노력 끝에 만든 라구 페스츄리. 이탈리아의 정통 라구에 바삭한 페스츄리를 더한 대표 메뉴. 사진 김성현와 음식 사진. 사진 김성현

3~4년간의 노력 끝에 만든 라구 페스츄리. 이탈리아의 정통 라구에 바삭한 페스츄리를 더한 대표 메뉴. 사진 김성현와 음식 사진. 사진 김성현

‘재마카세’ 당시 카레를 만드는 데만 꼬박 일주일의 시간을 들였다는 그의 습관과 완성도에 대한 고집은 여전히 여러 메뉴에서 맛볼 수 있다. 리브나의 대표 메뉴로 꼽히는 라구페스츄리는 기 대표가 약 3~4년간 다양한 고민과 실험 끝에 만들었다. 질 좋은 재료와 직접 만든 스톡은 녹진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내며 이탈리아의 정통 라구를 떠오르게 한다. 여기에 바삭한 식감의 페스츄리와 고소함을 더 하는 치즈와 생허브를 넣어, 리브나만의 라구로 다시 탄생했다.

많은 이들이 감동하는 메뉴로 꼽는 티라미수는 좋은 재료에 대한 집착이 단연 돋보인다. 신선하고 좋은 달걀, 생크림, 치즈만 엄선해 만들었는데, ‘기분이 좋아진다’라는 티라미수의 속뜻처럼 한입 가득 넣는 순간 행복감이 몰려온다. 느끼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기분 좋은 단맛이 촉촉한 레이어 사이로 느껴지며 손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앙배추 특유의 단맛과 발사믹 소스의 감칠맛, 퓌레의 담백함이 조화로운 양배추 디글래이즈. 사진 김성현

앙배추 특유의 단맛과 발사믹 소스의 감칠맛, 퓌레의 담백함이 조화로운 양배추 디글래이즈. 사진 김성현

양배추가 가진 본연의 단맛과 담백함이 조화로운 디글래이즈 역시 일품이다. 오븐에서 구운 양배추는 재료가 품은 달콤함이 입 안에서 폭발한다. 새콤하면서도 캐러멜의 풍미를 지닌 발사믹 소스는 감칠맛을 배가시키고, 담백한 양배추 퓌레가 밸런스를 잡아준다. 양배추란 하나의 재료에서 다양한 맛을 함께 즐기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너무 무르지도 않도록 식감을 살려낸 양배추와 퀴노아, 파프리카, 셀러리 등으로 만든 채소 모음이 더해지며 씹는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다.

리브나

· 주소 : 서울 성동구 뚝섬로 366-46 1층
· 가격대 : 10만원대
· 메뉴 : 8코스 오마카세(18시 30분, 19시 중 택일. 한 타임 운영. 주류 주문 필수)
· 대표 메뉴 : 라구 페스츄리, 굴 오븐 구이, 티라미수 등
· 예약 안내 :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 이용
· 주차 : 오후 7시 이후 빈 곳에 주차할 수 있나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대중교통 이용 추천
#재마카세 #오마카세 #양식 #따뜻함 #초대 #모임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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