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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새벽 메시지’ 내자, 송영길·박주민 컷오프 철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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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앞서 진성준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과 관련해 “물리적으로 계산해 보니 내일이나 새 주에는 본회의를 열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록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앞서 진성준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과 관련해 “물리적으로 계산해 보니 내일이나 새 주에는 본회의를 열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컷오프)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하고, 두 사람을 포함한 예비후보 전원이 참여하는 100% 국민경선으로 6·1 지방선거에 나설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두 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비대위 회의 직후 “송 전 대표의 대선 패배 책임이나 계파 발언 등에 대한 지적은 있었지만, 여러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후보군을 넓히는 게 더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22일까지 추가로 후보를 영입해 적정한 수의 후보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당 서울시장 공모에는 송 전 대표와 박 의원 외에 김진애 전 의원, 정봉주 전 의원, 김주영 변호사, 김송일 전 전남 행정부지사 등 6명이 등록했다.

민주당이 기대하는 추가 서울시장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박 전 장관도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전날부터 만남을 추진했지만, 회동은 성사되지 못했다.

그런데 중앙일보 취재 결과 지난 19일 ‘송영길·박주민 컷오프’라는 전략공관위의 결정을 비대위가 이틀 만에 뒤집는 데엔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역할이 작용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지사가 비대위원들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송영길 경선 참여’의 필요성을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뉴시스]

복수의 비대위원에 따르면 이 전 지사는 19일 밤부터 20일 새벽까지 비대위원들에게 장문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거나, 직접 전화를 걸었다. 공관위가 송 전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키로 결정한 직후다. 이 전 지사는 “송 전 대표를 컷오프한 가장 큰 이유가 대선 패배의 책임이라고 하지만 그 이유가 맞느냐”며 “나는 민주당 누구도 대선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면서 “당의 주인은 당원이니 당원의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인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배제하면 당원들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전 지사가 비대위원들에게 연락을 취한 다음 날인 20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서울시장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건 패배 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강하게 비판했었다.

이처럼 ‘송영길 컷오프 번복’에 이 전 지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반이재명계’는 반발했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계파 논리에 따라 컷오프 결정까지 뒤집은 것을 국민이 뭐라고 평가하겠느냐”고 말했다. 송 전 대표 등의 공천 배제를 결정했던 이원욱 전략공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는) 스스로 궁지 모면을 위해 난데없이 이재명 전 후보를 앞세우는 분열과 꼼수의 정치를 즉각 거둬들여라”고 적었다.

한편 이광재(강원 원주갑) 민주당 의원은 이날 “강원도의 운명을 바꾸는 도지사가 되고 싶다”며 강원지사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는 강원도민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 강원도를 위해 그 은혜를 갚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의 출마 선언은 전날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강원도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면서 그에게 출마를 요청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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