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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요금 90만원…노모와 아들 숨진지 한달, 아무도 몰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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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주택에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채널A 캡처]

지난 20일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주택에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채널A 캡처]

서울 종로구의 한 주택에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진 지 한 달여가 지난 뒤 발견됐다.

21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쯤 종로구 창신동의 한 오래된 주택에 살던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수도요금이 과다하게 청구된 걸 이상하게 여긴 수도사업소 직원이 집을 방문했다가 숨진 모자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중부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불러도 인기척이 없었고 물이 새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며 “남자 직원이 안쪽을 살피다가 ‘(모자가) 돌아가신 것 같다’고 해서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집에 청구된 1월과 2월 사용분 수도료는 90만 원으로, 누수를 의심한 수도사업소 직원이 지난달에도 방문했지만 아무도 만나지 못해 경고문만 남겨두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숨진 모자가 살던 집은 1930년대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며, 도로 위에 위태롭게 세워져 있었다.

모자가 살던 집안 곳곳에는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고 주방 싱크대는 무너져 내렸다. 또 오랫동안 음식을 해 먹지 않은 듯 가스레인지와 냄비에는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경찰은 모자가 지병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시신의 부패 정도 등에 비춰 모자가 사망한 시점은 최소 한 달 이상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정확한 사망 시점은 알 수 없지만 현재로썬 최소 한 달 이상으로 짐작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에 따르면 노모는 생전 거동이 불편했고, 고혈압이 있는 아들이 10년 넘게 어머니를 간호하며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웃 주민은 채널A에 “할머니(노모)가 하반신을 아예 못 쓴다더라. 10년이 넘게 아들이 간호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경찰은 모자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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