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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10연속 우승 앞둔 뮌헨 감독, 살해 협박 450건 받은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SNS를 통해 450건의 살해 협박을 받은 바이에른 뮌헨 나겔스만 감독. [AP=연합뉴스]

최근 SNS를 통해 450건의 살해 협박을 받은 바이에른 뮌헨 나겔스만 감독. [AP=연합뉴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지속적인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

독일 뮌헨 지역지 tZ는 21일(한국시간)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1부리그)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올 시즌부터 뮌헨 지휘봉을 잡은 나겔스만 감독은 리그 10연패를 눈앞에 뒀다.

24일 리그 31라운드 도르트문트전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남은 3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2021~22시즌 우승을 확정한다. 현재 뮌헨은 승점 72로 2위 도르트문트(승점 63)에 승점 9 앞서있다. 10시즌 연속 우승은 리그 최초다.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도 최근 10년 간 한 팀이 우승을 독식한 건 뮌헨 뿐이다.

뮌헨은 리그 10연패를 목전에 뒀다. [AP=연합뉴스]

뮌헨은 리그 10연패를 목전에 뒀다. [AP=연합뉴스]

대기록 달성을 앞두고 축하를 받아야 할 사령탑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뮌헨의 유럽클럽대항전 성적 때문이다. 뮌헨은 자국 리그에선 '축구 독재'를 했다. 리그를 대표해 출전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선 압도하지 못했다. 뮌헨이 지난 10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건 2019~20시즌 한 차례 뿐이다.

특히 지난 13일 끝난 올 시즌 8강전에서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밀리는 비야 레알(스페인)에 충격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지난 7일 1차전에서 0-1로 패한 뮌헨은 2차전에서 1-1로 비겨 1, 2차전 합계 1-2로 밀렸다. 비야 레알은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7위를 기록 중이다. 대부분 전문가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토마스 뮐러, 마누엘 노이어 등 스타 군단이 버틴 뮌헨의 압승을 전망했다.

그러나 올 시즌 유럽클럽대항전에선 졸전을 펼쳤다. 사진은 뮌헨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 [AFP=연합뉴스]

그러나 올 시즌 유럽클럽대항전에선 졸전을 펼쳤다. 사진은 뮌헨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 [AFP=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FAZ)에 따르면 비야 레알전 이후 나겔스만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450건의 살해 협박을 받았다. 나겔스만은 "많은 사람이 날 못 마땅하게 여기는 건 안다. 또 이기든 지든 살해 협박은 늘 있었다. 그런데 이젠 축구와 아무런 관계 없는 내 어머니까지 공격하려 한다"며 우려했다. 뮌헨 구단은 아직 나겔스만 신변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진 않은 상태다. FAZ는 "당초 올 시즌 뮌헨은 트레블(리그·챔피언스리그·포칼 모두 우승)을 노렸으나, 지금은 리그 우승 가능성만 남았다"며 일부 팬이 나겔스만에 분노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뮌헨이 자국 밖에선 고전하는 이유가 감독과 선수 모두에게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포브스는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8강 상대였던 비야 레알을 얕잡아봤다고 했다. 뮌헨의 전통인 '미아 산 미아(Mia san mia·바이에른 방언으로 '우리는 우리'라는 뜻)' 정신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뮌헨 공격수 뮐러는 미아 산 미아에 대해 "우리 팀의 문화이자, 강한 위닝 멘털리티를 말한다. 자만심이 아닌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라고 설명한 적 있다.

스타 감독과 선수들을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하 성적이다. [AP=연합뉴스]

스타 감독과 선수들을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하 성적이다. [AP=연합뉴스]

현재 뮌헨엔 강한 정신력은 결여였다. 실제로 뮌헨은 비야 레알전 이전부터 흔들렸다. 16강에서 축구 변방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를 만나 1차전에서 졸전 끝에 1-1로 비겼다. 2차전에서 7-1로 이겼으나, 뮌헨 선수들의 안일한 경기력은 현지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35세의 젋은 사령탑 나겔스만 역시 적응을 마쳐야 한다. 독일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뮌헨은 나겔스만을 데려오기 위해 전 소속팀 라이프치히에 감독 중 역대 최고 수준인 2500만유로(약 335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나겔스만은 2015년 28세의 나이로 호펜하임 사령탑에 오르며 분데스리가 최연소 감독 타이틀을 얻었다. 분데스리가 첫 20대 감독이었다. 30대 선수가 수두룩한 가운데 파격이었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뮌헨 같은 빅클럽을 경험이 적은 감독에게 맡기는 것은 모험'이라며 우려했다. 실제로 나겔스만은 빅클럽 뮌헨에서 전술면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전통의 명문 팀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뮌헨이 팀 전통이자 문화인 강한 정신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AFP=연합뉴스]

전문가는 뮌헨이 팀 전통이자 문화인 강한 정신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AFP=연합뉴스]

포브스는 장기적 시각에서 뮌헨이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해선 자국 리그에 라이벌이 등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국 딜로이트에 따르면 뮌헨의 한 시즌 수익은 6억6300만 달러(약 8200억원)다. 2위 도르트문트가 3억6600만 달러(약 4500억원)로 뮌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수 영입부터, 시설·훈련 투자 등에서 경쟁이 안 되는 구조다.

독일 이적료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뮌헨 선수단 몸값은 8억450만 유로(약 1조799억원·추정치)다. 포브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만 해도 매 시즌 5개 팀이 우승 경쟁을 펼친다. 경쟁이 치열할 수록 경쟁력이 생기고 리그가 성장한다. 독점으로는 건강한 시장 구조가 형성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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