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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금리 오를 땐 은행주! 공식대로 굴러가려나?

중앙일보

입력 2022.04.21 07:00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2.0%까지 끌어올릴 거 같습니다. 방향은 이미 정해진 거고 두 번만 올리면 2%니까 뭐. 금리 오를 땐 돈을 빌렸거나, 빌려야 하는 상황이 걱정인데요. 이 기세라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머지않아 연 7%대(상단)를 찍지 않을까 싶습니다. 7% 이상의 주담대 금리는 2009년이 마지막이었다는 군요.

순이자마진 개선에 실적 고공행진...주가도 상승세
은행 비중 커 4대 금융지주 중 이익 관리 가장 유리
금리 효과 이미 반영된 측면도…M&A 소식 기대할 만

이런 시기, 돈 빌려주는 은행은 옅은 미소(대놓고 웃지는 못함)를 짓죠. 오늘은 그중 한 곳인 우리금융지주를 한 번 들여다볼게요.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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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지난해 여름 즈음부터 앤츠랩이 “금리가 올라요!” 노래를 불렀는데 후렴구 같은 게 있었습니다. 바로 “금리 인상기엔 은행주”. 공식이란 게 괜히 탄생했을 리 없죠.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은행에 따라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해도, 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이 커져 은행 실적이 좋아지는 것만은 팩트!

돈 버는 방식이 예전보다는 다양해졌지만, 은행업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요. 싸게 끌어다(수신-예금) 비싸게 빌려주면(여신-대출) 돈을 법니다. 이 차이를 예대마진이라고 하죠. 요즘은 조금 더 정밀하게 은행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 개념을 많이 쓰지만 이러나저러나 핵심은 예대마진. 특히 국내 은행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이자 수익 의존도가 높은 편입니다.

우리은행. 연합뉴스

우리은행. 연합뉴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금리가 오르면 예금 금리나 대출 금리나 함께 오를 텐데 왜 예대마진이 커진다고 할까. 기준금리 인상분이 예금 금리보단 대출 금리에 더 빨리 반영되기 때문인데요. 대출은 변동금리가 많지만, 예금이나 적금은 고정금리가 많다는 걸 떠올리면 쉽습니다. 국내 은행(1금융권)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약 70%에 육박하지만 예적금 중 변동금리 비중은 1%가 될까 말까.(예금이나 대출이나 고정금리 비중이 큰 저축은행의 경우 금리인상 때 예대마진이 오히려 줄기도!)

실적도 이 공식을 입증. 이미 지난해부터 대단했죠.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이자부문의 이익(이자수익-이자비용)만 약 1조원 증가! 며칠 뒤면 1분기 실적도 나올 텐데요. 4대 금융지주 합산으론 무난히 4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전망.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한 수치입니다.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당장의 수익성엔 확실히 금리인상만한 게 없는 듯하네요.

4대 금융지주 최근 1년 주가 상승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4대 금융지주 최근 1년 주가 상승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밥상은 다 차려진 듯하고, 이제 주가만 오르면 되겠구나’라고 저도 잠깐 생각했으나 정답이 그리 쉬울 리는 없고. 몇 가지 더 짚어 봐야겠습니다. 일단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점. 우리금융지주는 얼마 전 1만5000원에 재등정! 이게 왜 의미가 있느냐 하면 2019년 2월 상장하던 날 종가가 1만5300원. 3월부터는 1만5000원을 다시 볼 수 없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오죠.(3년을 기다린 주주들의 눈물이…)

최근 1년 새(4월 18일 기준) 주가가 48.8%나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10% 전후의 상승률을 나타난 타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월등한 수준입니다. 그렇게 소외 받던 주가가 반응한 건 상대적으로 은행 비중이 높다는 점 때문인 듯한데요. 자산 기준으론 우리은행의 비중이 93%에 달합니다. 비은행 부문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익 관리가 수월하다는 뜻이죠. 증권만 해도 금리인상 여파로 최근 급격히 쪼그라든 상황(1분기 거래대금 25.4% 감소). 그렇게 ‘열일’하던 증권이 없어서 다행이라니!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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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기조가 당장 바뀔 리 만무하고, 순이자마진(NIM) 개선 흐름 역시 적어도 올해 2~3분기까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기대감이 이미 많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건 금리인상에 속도가 붙은 최근 주가 흐름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 우리금융지주의 최근 1개월 상승률은 3%(하나금융지주는 심지어 마이너스)에 그쳤습니다.

금리인상 자체는 반갑지만 최근 장단기 금리차가 지나치게 좁혀진 것도 부담스러운 포인트. 통상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경기침체의 전조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진다(은행이 가장 싫어함!)는 뜻입니다. 물론 이번 장단기 금리차 축소를 침체와 연결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일리가 있죠.

우리은행. 연합뉴스

우리은행. 연합뉴스

그러나 이번처럼 단기 금리가 유독 빨리 치고 올라오는 건 은행 입장에서 달가운 일이 아닙니다. 대출은 기간이 길지만, 예금은 짧으니까요. 적게 받고 많이 줘야 하니 수익성 ↓. 모두 차치하더라도 금리인상이 오래가면 피로감이 생기기 마련. 대출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 대출 자체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대출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지니까요.(대출증가율 둔화가 주가 하락과 직결되는 건 아니라는 반론도 있지만)

사실 금융주는 국내에서 인기가 별로 없습니다.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10년 15%에 육박했던 금융주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8.7%까지 하락.(메리츠증권) 특히 개인투자자의 외면을 받죠. 스포츠로 치면 너무 중요하지만, 관심은 떨어지는 육상 같은 느낌이랄까.

규제 산업(정부가 간섭을 많이 하니까)의 한계, 혁신과 거리가 멀다는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한데요. 특히 은행주는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가 요지부동일 때가 많은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반짝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인기가 없다는 건 수급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거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장기 투자로서의 매력도 별로라는 뜻.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중에서도 역동성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요. 정부의 손길을 오래 탄 한계이기도 하겠죠. 어차피 은행만으론 답이 없습니다. KB·신한은 자꾸 도망가는데 카카오뱅크와 토스가 턱밑까지 쫓아왔죠.

지난해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만큼 이제는 뭔가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비은행 부문 M&A가 가장 현실적인 수단일 겁니다. 롯데카드, MG손해보험 등이 거론(사실 증권사가 가장 필요하지만)되는 중. 어쨌든 향후 주가도 순이자마진보다는 공격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달렸지 않을까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글쎄. 딱히 큰 재미는 없을걸?

이 기사는 4월 20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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