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다는 전 남편 vs 자지러지는 아이, 어쩌죠"

  • 카드 발행 일시2022.04.21

‘아빠 트라우마’ 생긴 아이, 지키고 싶어요

30개월 딸 수정이(가명)을 둔 엄마 정유진(가명)입니다. 남편과는 이혼한 상태입니다. 단독 양육권과 친권은 제가 갖고 있고요. 전 남편이 막무가내로 면접교섭을 진행하려 해 고민입니다. 상황이 좀 복잡해요. 이야기가 길어지더라도 양해 부탁 드립니다.

결혼 기간 동안 전 남편은 육아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어요. 평일엔 단 10분도 아이와 놀지 않았고, 주말에도 12시간 이상 잠을 잤어요. 아이와 놀라고 하면 옆에 앉아 휴대전화만 봤죠. 자주 다퉜습니다. 폭언이나 욕설을 듣는 일도 적지 않았고요. 화를 내며 유리문을 세게 열다 깨진 적도 있어요. “내가 3대 독자인 거 모르냐”, “아들도 아니고 딸인데 네가 키워라”, “돈 벌어오는데 육아까지 해야 하냐”, “아이 생활 패턴을 나에게 맞추지 않느냐” 같은 얘기도 자주 했고요. 결국 수정이가 11개월 무렵 이혼했어요. 아이는 아빠와 1년 남짓 같은 공간에 살았지만 교류가 거의 없었으니 애착도 형성되지 않았죠. 아빠를 낯설게 느끼는 건 그래섭니다. 그런데도 전 남편은 아이와의 단독 면접교섭을 요구합니다. 이혼 소송과 함께 별거를 시작했는데, 전 남편은 아이를 보고 싶어하지 않았어요. 아이 안부도 묻지 않았고요. 제가 매달 아이 사진을 보내줬으나 답장도 하지 않았죠.

물론 아이가 아빠와 만나고 있긴 해요. 저도 아이와 아빠를 완전히 분리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요. 다만 아이의 기질이 예민한 데다 아빠와의 애착이 형성되지 않았으니 서둘러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주 양육자인 제가 동석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죠. 아이 아빠도 동의했고요. 하지만 몇 번 만난 뒤에도 아이는 아빠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어요. 오히려 불안이 심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