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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여기 달려가라" 러 전술핵 쏴도 100% 생존하는 곳

중앙일보

입력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술핵(tactical nuclear weapon)' 사용 가능성이 언급되며, 전 세계가 불안에 떨게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민간인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기 때문에 전술핵을 사용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도 러시아의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 러시아군이 세웠던 진지 모습.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 러시아군이 세웠던 진지 모습. A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전술핵은 비교적 짧은 거리에서 특정 목표를 타격하기 위한 핵무기를 뜻한다. 소형 폭탄, 핵미사일, 핵 지뢰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이런 와중에서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지난 19일 핵폭발 시뮬레이션 웹사이트 '누크맵(Nukemap)'을 만든 미국 스티븐스 공대의 알렉스 웰러스타인 교수 인터뷰와 함께 핵무기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소개했다. 반나절 만에 조회 수가 10만건을 넘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500회 이상 공유됐다.

핵무기에 떠는 우크라, "피폭 대처" 조회수 10만건  

영국 BBC에 따르면 러시아는 약 2000개의 전술핵을 보유하고 있다. 전 공군대학 총장인 김광진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미국이 개발하는 전술핵은 0.3~10kt(킬로톤·핵폭탄의 위력을 나타내는 단위)이 있다. 러시아에도 비슷한 위력의 전술핵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8일 "현 단계에서 핵무기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핵무기"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인접국은 핵무기에 공포를 떨쳐버릴 수 없는 형편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0.3kt 전술핵 폭발, 축구장 270개 초토화

누크맵에 따르면 0.3kt 전술핵이 지상에서 폭발하면 1.95㎢의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축구장(7140㎡) 약 270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사망자는 4000여명, 부상자는 7000여명을 추산된다. 폭발 지점에서 반경 680m까지는 거의 사망한다고 보면 된다. 반경 150m에 있는 사람들은 100% 사망하고, 반경 330m까지는 중증 화상을 입어 죽을 수 있다. 또 반경 680m까지는 방사선 노출로 1개월 이내 사망한다. 10~15%는 생존하는데, 암으로 죽을 수 있다.

10KT 핵무기가 폭발했을 때 용산구 정도 면적이 피해를 입는다. 누크맵 캡처

10KT 핵무기가 폭발했을 때 용산구 정도 면적이 피해를 입는다. 누크맵 캡처

10kt 전술핵이 지상에서 터지면 피해는 더욱 심각해진다. 피해 면적이 20.2㎢로 늘어나 서울 용산구(21.87㎢) 면적과 비슷하다. 사망자는 4만여명, 부상자는 10만여명으로 늘어난다. 웰러스타인 교수는 "핵을 보내는 방식에서 파괴력 차이가 난다. 공중에서 투하하는 것이 지상에서 터뜨리는 것보다 사상자가 더 많다"고 했다.

생존하려면 무조건 지하 방공호로 달려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민들이 지하철역 방공호에서 지내는 모습.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민들이 지하철역 방공호에서 지내는 모습. EPA=연합뉴스

전술핵이 터져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핵이 떨어진 곳에 가깝다면 생존 가능성이 없다. 그러나 100% 생존할 수 있는 지역도 있다"고 전했다. 김광진 교수는 "무조건 지하 방공호로 달려야 한다. 방사능 낙진이 묻었다면 빨리 씻고 방공호에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웰러스타인 교수도 "방사능 낙진이 있기 때문에 거리에 24시간 동안 있으면 죽을 수 있다. 방공호 등 대피소에서 하루 정도 기다리면 건강 이상 없이 지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눈·코·입을 전부 가리는 군용 방독면도 도움이 된다. 김기원 대경대 한국군사연구소 교수는 "화생방전(화학·생물학·방사능전)에서 쓰는 방독면을 사용하면 방사능에 피폭된 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우려해 방독면 지원을 요청 중이다. 19일 CNN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본다렌코 키이우 부시장은 비영리단체 '우크라이나 자유 기금'(UFF)에 "키이우 시민이 화학 공격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방독면 20만개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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