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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Review] “넷플릭스 가입 꺾였다” 주가 25% 폭락…서학개미 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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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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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실종 사건’에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충격에 빠졌다. 올해 1분기 20만명의 가입자가 줄어든 것이다. 11년 만에 첫 감소다. 승승장구하던 성장세에 이상기류가 감지되며 주가는 하루 만에 25% 하락했다. 최근 6개월간 1000억원가량을 넷플릭스에 ‘베팅’한 서학개미의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넷플릭스 가입자 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올해 1분기(1~3월) 전 세계 가입자는 2억2164만명이다. 지난해 4분기(2억2184만명)보다 20만명 줄었다. 가입자가 80만명가량 줄어든 2011년 10월 이후 첫 감소다. 가입자 감소에도 1분기 매출은 78억 달러(약 9조6681억원)로 1년 전보다 10% 상승했다. 순이익은 16억 달러였다.

가입자 감소에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넷플릭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5.73% 급락한 258.9달러까지 밀렸다. 1분기 가입자가 26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월가 애널리스트의 전망이 크게 빗나간 영향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8000만 달러어치(약 985억원)의 넷플릭스 주식을 사들인 서학개미의 피해도 예상된다.

넷플릭스 실적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넷플릭스 실적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최근 넷플릭스의 부진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대표적 수혜주로 꼽혔던 넷플릭스 주가는 2020년 2월 350달러대에서 지난해 11월 70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각국의 방역 규제가 풀리자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더 큰 문제는 경쟁 심화와 유료 회원의 계정 공유다. 넷플릭스는 이날 주주서한에서 가입자 감소의 이유로 ▶스마트TV 사용 둔화 ▶가정 간 비밀번호 공유 ▶신생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경쟁 등을 꼽았다.

넷플릭스 주가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넷플릭스 주가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무료 사용자는 넷플릭스의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가입자(2억2160만명)와 계정을 공유해 비용을 내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숫자만 1억 가구에 달한다. 유료 가입 시 복수의 기기를 등록할 수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가입자 감소에 영향을 줬다. NYT는 “넷플릭스가 지난달부터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며 70만 명의 가입자를 잃었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며 지갑이 얇아진 가계가 소비를 줄인 것도 가입자 감소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2분기 전망은 더 암울하다. 넷플릭스는 2분기 가입자가 전 분기보다 200만 명 더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1분기보다 10배 많은 가입자가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확실한 거시 환경이 이어지고 경쟁도 계속될 상황에 실적마저 실망스러워 당분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위기 돌파를 위해 넷플릭스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칠레와 페루 등에서 공유 계정을 줄이고 요금을 청구하는 방안을 시험하는 등 무료 서비스 사용 가구에 과금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계정 공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 없는 시청’ 전략도 수술대에 오른다. 광고를 보는 대신 저렴한 월 구독료를 내는 구독 모델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향후 1~2년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쇼크’는 국내 콘텐트 기업 주가도 끌어내렸다. 20일 제이콘텐트리는 전날보다 3.53% 하락한 5만1900원에 마감했다. NEW(-3.17%)와 자이언트스텝(-2.82%), 스튜디오드래곤(-1.95%), 쇼박스(-1.7%)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상황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 개선으로 넷플릭스의 현금 흐름이 나아지고 있는 만큼 이 재원을 향후 가입자 확대를 위한 콘텐트 투자에 쓸 가능성이 크다”며 “디즈니+와 애플TV, 아마존프라임 등 다양한 글로벌 OTT가 아시아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도 국내 콘텐트 제작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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