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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이재명 복귀 반대파가 선제타격”…친명·반명 또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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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왼쪽)이 20일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호중 비대위원장 김상선 기자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왼쪽)이 20일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호중 비대위원장 김상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이하 전략공관위)의 지난 19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공천 배제’ 결정은 20일 아침부터 당내에 깊은 파열음을 몰고 왔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이게 무슨 고무줄 잣대냐”고 비판했다. “충북은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실패에 책임 있는 분을 공천했다.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도 탈락시키든지, 그것을 못하겠다면 서울시장 공천 신청을 한 예비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패배 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도 “전략공관위의 잘못을 바로잡을 책임은 비대위에 있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제 할 일을 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송 전 대표의 공천 배제를 결정한 이원욱 의원(전략공관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지적했던 명분 없는 출마가 가져올 부작용 등을 고려해 부작용이 큰 후보군을 우선 배제한 결정”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대선 책임, 부동산 책임자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며 송영길·노영민 두 후보를 이미 공개 비판했었다”는 주장이다. 박 위원장은 실제 지난 8일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과연 대선에 진 정당이 맞나”고 지적한 적이 있다. 당 내에선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가 이제 와서 ‘송영길 공천’을 주장하는 박 위원장의 논리적 모순을 비판한 것”(충청권 의원)이란 말도 나왔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전날 ‘송영길 배제’라는 회의 결과를 외부에 유출한 정다은 전략공관위원에 대한 윤리감찰단의 징계를 직권명령했다. 한 참석자는 “윤 위원장에게서 ‘송영길 공천 배제’에 기운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비대위원은 “윤 위원장이 이날 오후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접촉해 출마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권 초선 의원은 “강성당원의 지지를 받는 송 전 대표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박 전 장관이 경선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박 전 장관은 자신을 전략공천해 달라고 요구할 텐데 비대위가 이를 추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천 배제 위기에 몰린 송 전 대표는 이재명 상임고문까지 언급하며 ‘배수진’을 쳤다. 그는 이날 경인방송 라디오에서 “제가 대선에 책임이 있어 출마를 못 한다는 논리는 이 고문의 대선 패배 책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이 고문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계파들이) 선제타격을 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친이재명계 역시 “계파적 이익만 추구한다면 무슨 미래가 있나”(정성호 의원), “서울 경선판이 흥행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안민석 의원)는 등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반이재명 성향이 뚜렷한 반대 진영에서도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친문계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나 박지현 위원장 뒤에는 이재명 고문이 있을 것”이라며 “서로가 물러설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다. 비대위가 송 전 대표를 포함해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하면 친문계의 집단 반발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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